장 내 유익균을 괴롭히는 뜻밖의 습관 4
‘장 내 세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 장에 사는 유익균은 단순히 소화를 돕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고 정신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뭘 먹으면 장 내 유익균을 늘릴 수 있을까’라는 대중의 고민에 업계가 재빠르게 관련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들이다. 그러나 장내 세균의 생태계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생활 습관이 유익균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건강 잡지 ‘멘스 헬스’가 장내 유익균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여섯 가지 생활 습관을 추렸다.
◆ 아침밥 거르기 = 살을 빼려고, 혹은 바쁘다는 핑계로 아침 식사를 거른 채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장내 유익균들도 24시간의 리듬으로 활동한다. 어떤 유익균은 저녁에 활동하여 졸리게 하는 물질을 분비하고, 어떤 균들은 낮의 활력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 낸다. 아침을 거르면 이 균들이 제대로 활성화하지 못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잭 길버트 교수는 “아침 식사를 걸러 유익균의 생체리듬을 깨뜨리면 낮에 졸음이 오고 몸이 늘어지는 무력감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빨리 먹기 = 음식을 급히 먹으면 제대로 씹지 않고 넘기기 쉽다. 특히 콩, 브로콜리, 양파 등은 꼼꼼히 씹어 넘기지 않으면 소화가 쉽지 않고, 이 경우 장내 박테리아는 소화 흡수를 돕는 대신 다량의 가스를 만들어 속이 더부룩해진다.
또 껌을 씹을 때 식도를 통해 유입하는 공기, 탄산음료가 만드는 거품 등의 가스 역시 유익균의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 수면 부족 = 밤잠을 제대로 못 자면 변비에 걸리거나, 얼굴이 붓는다. 장내 세균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 탓이다. 스크놀 서스먼 박사는 “유익균들이 번갈아 가며 일하는 교대 리듬을 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름진 음식 = 도넛, 프라이드치킨, 더블 치즈버거 등은 지방이 너무 많은 음식이다. 지방은 뱃속 유해 박테리아의 먹이다. 즉, 기름진 음식을 먹는 건 유해균을 먹여살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해균은 지방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뿜어내는데 이 물질이 장 내 염증, 설사, 변비를 유발한다.
게다가 기름진 음식은 장을 보호하는 점액을 벗겨내 박테리아가 장벽을 손상하게 만든다. 심하면 면역체계를 교란하고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