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생 국가서 흔한 A형 간염, 청결한 젊은층서 증가, 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A형 간염이 최근에는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20~30대에서 심상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일종인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6살 이하의 소아는 특별한 증상 없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은 식욕 감퇴, 구역, 구토, 전신쇠약, 고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인의 70%는 황달 등의 간 기능 이상을 보이고, 고령 환자는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평균 28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발현 2주 전부터 발현 후 8일까지는 전염력이 있기 때문에 집단감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인간이 유일한 숙주이기 때문에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되며,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한 간접 전파도 일어날 수 있다.
A형 간염은 대체로 대증요법만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드물게는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돼 간 이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위급한 상황에 이르기 전 미리 예방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의 A형 간염 발생 양상은 시대별로 변화가 있었다. 1980년대 초에는 청소년의 90%에서 자연 감염에 의한 황체가 생성됐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에는 청소년기에 65%, 20대에 대부분의 항체를 획득하는 경향을 보였다. A형 간염 백신을 사용하기 직전인 1997년에는 10대 때 황체를 획득할 확률이 10~20%로 감소했고, 20대에 80%, 30세 이후 100%를 획득했다.
이처럼 소아와 청소년의 A형 감염 항체 보유율이 현격히 낮아진 것은 사회경제적 발달과 위생 상태의 개선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덜 전파되면서 자연면역 획득 기회가 줄어든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면역성을 갖지 못한 소아와 청소년이 늘어나면서 A형 간염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졌고, 집단 발병의 위험성도 증가했다. 최근에는 경제활동을 많이 하는 20~40대가 A형 간염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세대들은 대부분 신체 내에 항체가 없어 A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50대 이후 환자 발생은 높지 않다.
A형 간염의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위생관리다. 기관이나 단체는 상하수도 정비, 식수원 오염방지, 식품 및 식품 취급자 위생관리 등 공중보건위생에 신경 써야 하고, 개인은 손 씻기, 음식 가열하기, 약수물이나 지하수 등 오염된 물 주의하기 등 위생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적극적인 예방책으로는 A형 감염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에 의하면 일반적인 불활성화 백신은 항체 생성률이 낮아 여러 번 접종해야 하지만, A형 간염 백신은 불활성화 백신임에도 1회 접종으로 95%의 항체 생성률을 보인다. 단 생성률 100%에 도달하려면 6개월 간격 2회 접종을 받아야 한다. 현재 예방접종 대상은 12~23개월의 모든 소아, A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고위험군 및 소아청소년이나 성인, 남성 동성애자, 불법 약물 남용자, 만성 간 질환자 등이다. 직업적으로 감염원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실험실 종사자, 의료인, 군인, 요식업 종사자 등은 필수적으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