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약? 항생제 연고? 습윤밴드? 흉터 없는 상처치료 어떤 게 좋을까
봄나들이에 나선 A양, 먼 산 풍경에 취한 나머지 발밑을 보지 못해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 하필 뺨에 찰과상을 입었지만 A양은 당황하지 않았다. 소독약과 항생제 연고, 습윤밴드를 빠짐없이 챙겨왔기 때문. 흉터 남기 전 서둘러 소독약을 상처에 바르려는 순간, 누군가 만류했다. 상처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 과연 사실일까?
소독약은 상처 주변에 발라야
상처가 나면 ‘빨간약’으로 불리는 포비돈요오드나 과산화수소수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모두 살균·소독 기능이 있는 소독약이다. 상처가 덧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독약부터 바르는 게 상식처럼 굳어졌지만 좋은 방법이 아니다. 상처 부위에 소독약이 흘러들어가게 되면 피부 조직에 손상을 주고 통증도 커진다. 세균 감염이 우려된다면 상처 주변에 바르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항생제 연고 남용하면 내성· 독성 유발
무조건 항생제 연고를 발라야 상처가 잘 낫는 것처럼 여기지만 역시 사실이 아니다. 항생제 연고는 상처 후 감염을 막기 위한 약이다. 상처를 빨리 낫게 하고 흉터를 방지하는 용도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항생제 연고 남용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오랜 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거나 전신에 걸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상처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등 감염 의심 증상이 있을 땐 주저 말고 상처 부위에 바르되, 치료에 필요한 최소 기간만 써야 한다.
습윤밴드, 상처 회복 돕는 진물 오래 유지하게 해
상처가 났을 땐 수돗물이나 생수를 이용해 깨끗이 씻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출혈이 있다면 거즈 등으로 지그시 눌러 지혈하고 습윤 밴드를 붙여주는 것이 좋다. 상처에 생긴 진물 때문에 마른 거즈나 일반 밴드가 더 낫다고 여길 수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진물은 혈구세포(백혈구, 대식세포 등)와 단백분해효소, 세포성장인자 등을 함유하고 있어 상처 치유를 촉진한다. 습윤밴드가 진물이 상처에 오래 머물도록 해 치료와 흉터 예방에 도움을 준다.
피부 표면이 벗겨진 부위엔 붙이지 말아야
습윤밴드는 물집이 터져 피부 표면이 벗겨진 부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붙였다 떼내는 과정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밴드를 붙이기 전 연고를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밴드 속에 이미 치유 성분이 함유돼 있어 바를 필요가 없다.
또한, 지나치게 자주 교체하면 상처 회복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붙여둔 밴드가 어느 정도 부풀어 오르거나 진물이 나올 때 교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2~3일에 한 번씩 갈아주면서 상처가 아물거나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붙이면 된다. 하지만 진물이 밴드 밖으로 새어 나온다면 바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딱지가 떨어진 뒤에도 흉터가 걱정된다면 양파 추출물이나 실리콘 성분이 들어간 흉터 케어 연고가 도움이 된다. 시중엔 여드름 상처 치료 용도로 습윤밴드가 판매되기도 하는데, 여드름을 제대로 압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밴드를 붙이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습윤밴드는 간혹 사람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붙인 자리가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따가움, 발진, 가려움증 등의 과민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에게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