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넌 감독의 장수 비결, 재미 있는 삶?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296호 (2019-02-25일자)

건강한 장수의 비결, 재미 있는 삶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주말에 미국에서 태평양을 넘어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의 스탠리 도넌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가 날아왔습니다.

도넌은 미국 영화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지만 평생 한 번도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못 올랐습니다. 대신 1998년 아카데미 영화제, 2004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7세 때부터 춤을 배웠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브로드웨이로 진출해서 평생 음악과 춤에 묻혀 살았습니다. 도넌은 ‘사랑은 비를 타고’뿐 아니라 ‘온 더 타운,’ ‘7인의 신부,’ ‘퍼니 페이스,’ ‘사레이드’ 등 숱한 영화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요.

도넌이 1924년 4월 13일 태어났다고 하니, 95세 생일을 달포 남기고 세상을 떠났네요. 아들에 따르면 사인이 심장마비라고 하는데, 모든 사인은 결국 심장이 멎는 것이므로, 병적인 급성 심근경색과는 구별해야겠지요. 노사(老死)라고 할 수 있고, 유족의 처지에서는 ‘호상(好喪)’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상서(尙書)》에 나오는 오복(五福)의 마지막, 즉 하늘이 준 천명(天命)을 다 하고 후회 없이 눈을 감는 ‘고종명(考終命)’의 삶이네요.

도넌은 삶도, 사랑도, 즐기면서 살았고 이것이 그가 장수했던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네덜란드의 요한 호이징거가 인류를 ‘호모 루덴스(유희의 인간)’으로 정의했을 때, 노동과 유희조차도 같은 배를 탔지요. 요즘에는 노동이 즐거움이 아니라 돈을 버는 수단이 되는 듯한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심한 듯합니다. 미국에서는 일을 하는 이유의 80%가 자아실현을 위해서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80%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각기 다른 조사결과가 이를 보여주지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것, 잘 하는 것을 해도 생계에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도 더 높을 겁니다. 부모와 학교에서 그 길을 막을 따름이지요. 사실은 부모도 재미있는 삶을 살아야 할 겁니다. 주위에는 50세가 넘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서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지요. 혹시 자녀나 주위 사람의 즐거운 길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스스로 재미없는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오늘의 건강상품] 장수를 위한 아침 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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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오늘은 스탠리 도넌 감독의 영화 중에서 두 곡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동명 주제곡입니다. 진 켈리의 즐거움이 묻어나오는 곡이죠? 둘째 곡은 영화 ‘온 더 타운’의 주제곡이죠? ‘New York, New York’입니다.]

  •  Singing in the Rain - 진 켈리 [듣기]
  • New York, New York - 온 더 타운 OST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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