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에 머리 쾅..."혹시 뇌진탕 아닐까?"
겨울의 끝물에 전국 곳곳 눈과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퇴근길 다시 눈이 내릴 것이라 예보하며 빙판길 주의를 당부했다.
빙판길에서의 낙상은 단순한 찰과상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심하게 미끄러져 머리를 다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때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뇌진탕 발생 여부다. 뇌진탕은 뇌 구조의 이상은 없으면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일시적인 기능부전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뇌진탕, CT만으로 진단 가능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는 "두부 외상 후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있어 뇌전산화단층촬영(CT)또는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했는데 골절, 뇌출혈 등의 뚜렷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 뇌진탕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뇌진탕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두부 외상 후 의식은 비교적 명료하다 ▲ 20분 미만의 의식 소실이 있다 ▲ 마비 등의 국소의 신경학적 결손이 없다 ▲ 외상 후 기억 소실이 24시간 미만 등이며 대개 CT 영상만으로 충분히 진단 가능하다.
비교적 가벼운 외상
뇌진탕으로 인한 증상은 외상 발생 2주 전후로 호전을 보이기 시작해 4주 정도면 해소된다. 다행히 오랜 시간 지속되는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 약물치료 및 물리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면 일부 증상은 단기간에 호전될 수 있지만, 완전한 회복에는 기본적인 회복 기간(2주~4주)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을 조절해야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고,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
환자에 따라 뇌진탕 증상이 몇 달씩 지속될 수 있는데 이를 '뇌진탕 후 증후군'이라고 한다. 두통, 어지럼증, 후경부 통증 등이 지속된다. 두통의 만성화, 전정기관 기능의 저하, 경추 근육의 경직 및 약화 등이 주요 이유이다. 이 외에도 통증이 지속됨에 따라 우울감,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인한 소화 기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두통이나 구토 심해지면 병원 찾아야
뇌진탕은 크게 걱정할 외상은 아니지만 이처럼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어 머리를 다친 후 구토 등이 나타나면 외상성 뇌 손상이 있는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희섭 교수는 "통증, 어지럼증 등 신체 증상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정신건강의학적인 접근이 동반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머리를 다친 후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수개월 후 두통, 반신마비, 보행장애,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면 만성 경막하 출혈일 수 있다. 두부 외상 당시 매우 작은 혈관이 손상 받아 출혈이 생기면 두개강 내에 서서히 피가 고이게 된다. 어느 정도 피가 고일 때까지는 증상이 없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증상이 발생한다. 만성 경막하 출혈은 뇌졸중의 증상과 비슷해 오인하기 쉬우나 역시 CT 영상만으로 간단히 진단이 가능하고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