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비만 vs. 대사증후군, 폐 건강에 더 나쁜 건?
최근 '건강한 비만'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단순 비만보다 대사증후군이 폐기능 저하와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김영균·이혜연 교수팀이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센터를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은 19~85세 1만 71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와 폐기능 검사를 통해 비만 및 대사증후군과 폐기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 단순 비만 그룹(15.6%) ▲ 비만이면서 대사증후군인 그룹(16.3%) ▲ 비만은 아니지만 대사증후군을 앓는 그룹(8.0%) ▲ 비만도 대사증후군도 없는 그룹(60.2%) 등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비만은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 혈액내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혈압, 공복혈당 중 3가지가 기준치가 넘을 때 대사증후군이라고 정의했다.
이 중에 비만이면서 대사증후군이 있는 그룹이 폐기능 저하가 가장 심했다. 이어 비만은 아니지만 대사증후군인 사람이 폐기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은 단순 비만보다 대사증후군 환자가 폐기능 저하가 심하게 나타난 것이다.
폐기능 검사에서 노력성 폐활량은 공기를 최대한 들이마셨다가 최대한 내쉬는 양을 말하며, 1초 호기량은 1초 동안 강하게 불어내는 양을 말한다. 대사증후군만 있는 그룹의 평균 노력성 폐활량(FVC)은 90.7%,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은 97.2%로, 단순 비만 그룹의 평균 FVC 92.1%, FEV1 98.6%보다 낮게 조사됐다. 폐활량은 나이, 성별, 키, 인종에 따라 정상 수치가 있는데, 건강한 사람의 경우 1초 호기량은 폐활량의 80% 이상이다.
최근 대사적으로 건강한 단순 비만과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번 연구는 대규모 연구를 통해 단순 비만과 폐기능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혜연 교수는 “기저 폐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 특히 정상체중이라도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폐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이는 기도나 폐질환의 발병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균 교수는 “폐기능 저하는 또한 심혈관질환 등 다른 합병증 위험을 높이므로, 정상 체중이라도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대사질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SCI급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1월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