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의료 기둥’ 윤한덕 NEMC 센터장 과로사… 의료계 ‘침통’
국내 응급의료의 기둥 역할을 하면서 수많은 생명을 살린,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NEMC) 윤한덕 센터장(51. 사진)이 설 연휴 근무 중 집무실에서 돌연 세상을 떠났다. 설 명절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다가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돼 의료계와 주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겼다.
7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 무렵 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 사무실에서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 발견됐다. 검안의는 ‘급성 심장정지’라는 1차 검안 소견을 내놓았다. 윤 센터장은 발견 당시 책상 앞에 앉은 자세로 있었다.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심근경색이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 센터장은 설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지만, 설 연휴가 시작된 주말 내내 연락이 끊겼다. 윤 센터장의 부인은 설 전날에도 윤 센터장과 연락이 닿지 않자 병원을 찾았고, 직원들과 함께 센터장실에 쓰러져 있는 윤 센터장을 발견했다. 고인의 가족은 윤 센터장이 평상시에도 응급상황이 생기면 연락이 되지 않는 채 귀가하지 않는 경우가 잦아, 연락이 두절된 지난 주말에도 업무로 바쁘다고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직원들이 윤 센터장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1일 오후 8시 무렵 동료들과 저녁을 함께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던 때였다. 윤 센터장은 평소에도 주중엔 거의 귀가하지 않고 센터장실에 놓인 간이침대에서 잠을 청하며 일에 몰두했다. 3일 밤 센터장실 불이 켜져 있었지만 경비원들은 ‘평소처럼 야근을 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으로 국내 응급의료 인력과 시설을 총괄한다. 특히 명절에는 업무가 늘어난다. 만약의 사고가 발생해 환자가 몰릴 우려가 있는 전국 응급실 532곳과 권역외상센터 13곳의 병상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윤 센터장이 전국 각지에서 생기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을 점검하려고 밤늦게까지 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전남대 의대를 나와 모교 병원에 응급의학과가 생긴 1994년 ‘1호 전공의’로 자원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그러나 응급환자를 제대로 이송, 치료하지 못하는 현실을 생생히 체험한 뒤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는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때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해 밤낮없이 환자를 돌봐왔다.
의료계에선 윤 센터장을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평가한다.
윤 센터장은 400여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진료 정보를 수집 관리하는 체계인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에 기둥역할을 했다. 또 응급환자 이송정보 콘텐츠를 개선, 보완해 환자를 보다 빠르고 정확히 옮기는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도 추진했다. 고인은 응급의료종사자 교육, 이동 병원과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 2003년 이란 지진, 2006년 스리랑카 쓰나미가 일어났을 대 의료지원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국립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원뿐 아니라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힘써오셨는데 황망하다”며 “설 연휴 기간에도 응급의료센터 운영과 더불어 지역 응급외상체계 구축 등을 고민하셨던 것으로 안다”고 애통해 했다.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대 이국종 교수의 도움을 오래 전에 받은 적이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기 이름 석자가 남지 않으면 이런 힘든 직업엔 관여하지 않은 공직자들의 자세를 보면 이런 의료 분야가 꼭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 잡아서 길에서 생명을 다하는 일 줄어지게 이참에 힘을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훌륭한 의사 한 분이 떠났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