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신경돌기퇴행위축
정의
영아신경돌기퇴행위축(INAD : Infantile neuroaxonaldystrophy)은 신경계의 퇴행성 질병입니다. 보통2세 이전에 발병해 10세경에 사망하게 됩니다.PANK2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할러포르덴-슈파츠병(판토텐산키나아제 연관 신경퇴행)이 이 질병과 임상적, 병리학적 소견이유사하지만 할러포르덴-슈파츠병은 좀 더 늦은 나이에 발생합니다. 발병률은확실치 않지만 2만 명당 1명 이하로 발생하는 희소병입니다.
INAD는 주로 신경계를 침범하는 질병입니다. 이 병에 이환된 환아는 대개 출생 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그러나 6~18개월에 점차 운동기능과 인지기능 발달 지연을 겪게 되어 기거나 말하는 것이 늦어집니다. 결국에는 퇴행이 생겨서 이미 할 수 있던 기능도 잃게 되며, 일부에서는이러한 증상이 후기 소아기나 청소년기에 발생해 좀 더 천천히 진행하는 경우도 보고돼 있습니다.
INAD 환아들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는 운동 장애를 겪습니다. 처음에는 보통 근육에 힘이 없이 축 처지는 것처럼 보이게 되지만 진행하게 되면 몸이 점점 심하게 강직돼 뻣뻣해지고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전혀 불가능해집니다.
근육긴장저하증이 점차 진행하게 되면 먹거나 숨 쉬는 것이 힘들어져 폐렴과 같은 잦은 감염이 발생하게 되며, 경련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빠른 불수의적 눈의 움직임(눈떨림, 안구진탕), 두눈이 똑바로 한 방향을 보지 못하는 증상(사시), 시신경위축에 따른 시력 소실 등이 이 질병의 특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청력 소실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질병의 환아들은 진행성의인지기능 저하를 겪게 되며(치매), 결국에는 의식까지도 소실되게됩니다. INAD는 신경돌기(축삭: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나 근육으로 흥분을 전달하는 섬유)에 구상체가쌓이면서 생기는 신경섬유의 부종에 의합니다. 운동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소뇌가 주로 손상을 받으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기저핵에 철의 침착이 증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인
INAD는 주로 신경에 비정상적인 물질이 쌓이게 되면서 뇌와몸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어서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축적되는 물질은 현미경을 통해 볼 수 있는모양 때문에 구상체라고 불립니다. 특히 신경섬유가 근육, 피부, 결막 등에 닿는 부위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왜 이런 물질이 신경에 침착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 몸이 필요하지 않은 화합물을제거하는 정상적 기능의 일부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INAD는 상염색체열성 유전 질병으로, 이는 부모가 모두 이 질병의 보인자임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3만~4만개의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 유전자는 각각 기능함으로써 한 사람을 구성합니다. 이 유전자가 각각 짝을 이뤄 23개의 염색체를 가지게 되며, 이런 유전자 가운데 일부에서 오류가 발생합니다. 2쌍이 존재하기때문에 대개는 정상적 유전자가 비정상적 유전자를 대신하지만 이 두 쌍의 유전자에 모두 이상이 생기면 그 유전자가 지니고 있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됩니다.
이런 상태가 바로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병인 INAD 환자에게서일어납니다. 즉 부모는 자신은 정상이지만 변이된 유전자를 한 개씩 가지고 있고, 그 잘못된 한 개의 유전자가 각각 전달돼 자손에게 INAD를 발생시킵니다. 결국 임신 때 자손들이 병에 이환될 확률은 25%입니다.
영국의 유전학자인 닐 모건 등이 2006년에 INAD를 지니고 있는 31개 가족과 카라크 증후군을 앓는 한 가족에서 PLA2G6 유전자의 변이를 보고했습니다. 그들은 총 44개의 독립적인 변이를 발견했습니다. 이슬라엘의 유전학자인 샤리프하티브 등이 뇌영상 소견 상 광범위한 소뇌위축이 있고 뇌의 창백핵에 비정상적 철 침착이 있는 환아 2명을보고했습니다.
이 환아들의 자기공명분광(MRS) 소견에서는 N-아세틸 아스파르트산염 대 크로뮴 비율이 감소된 것을 보고해 이 질병이 수초의 감소 때문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질병의 원인 유전자는 염색체 22q13.1에 위치하는 것으로밝혀졌습니다.
증상
오스트리아의 신경과학자인 프란츠 자이텔베르거가 1954년에 뇌에지질이 침착되는 병리 소견을 특징으로 하는 영아성퇴행성뇌증으로 처음 보고하였으며 그 자세한 병리소견에 대해1963년에 코언과 옴스티드 등이 보고했습니다. 뇌의 변화는 주로 구상체를 가지는 신경돌기의변성과 부분적 부종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과거의 증상 보고에 따르면 주로 정신지체, 전신마비, 간질 또는 소뇌성 실조 등을 주 증상으로 보이는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병에이환된 영아는 6개월에서 2세 사이에 점점 발달이 느려지는경과를 밟습니다. 몇 년이 경과하는 동안 그들은 이전에 습득한 기본적인 기술들을 잃게 되며, 시력도 점점 나빠져서 결국 시력을 잃습니다.
안구진탕(눈동자가 빠르게 왔다 갔다 하는 움직임) 또는 사시가 첫 번째 증상일 수 있습니다. 환아들은 점점 근육긴장도를소실하게 되어 처져 보이고, 특히 팔보다는 다리와 몸통의 힘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몇 년이 지나면 환아들은 다시 신생아처럼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몸은 굉장히 뻣뻣해지며, 결국 주변에 대한 의식을 소실하게 됩니다.
이처럼 질병 말기에는 의식을 소실하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병적 상태가 환아에게 고통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병 말기에 씹고 삼키고 기침을 하는 것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조차도 마비되게 되면 경관영양공급(튜브)에 의존하게 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의 악화가 동반됨으로써 반복적감염이 발생합니다.
결국에는 이러한 전반적인 상태의 악화와 뇌병변의 진행이 겹쳐져서 삶의 유지가 불가능하게 되고, 대개 5세 내지 10세에사망합니다. 이에 따라 부모나 보호자들은 환아가 매우 약한 상태이며,시간이 되면 그들이 비교적 평안하게 삶을 마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진단
진단은 주로 피부 또는 결막의 조직 검사를 통해 신경돌기 안에 있는 구상체를 현미경을 통해 발견하는 것으로이뤄집니다. 이 구상체는 물론 연관된 다른 질환에서도 발견될 수 있지만 환아의 증상, 증상이 발현한 나이, 다른 검사 소견 등으로 INAD가 임상적으로 의심될 때 조직 검사로 확진합니다. 뇌파 소견에서는고전압의 속파가 나타나고, 근전도 검사에서는 만성 탈신경을 보여 주는 소견이 관찰됩니다.
치료
현재까지 이 질환의 진행을 멈추게 할 방법은 없습니다. 증상을치료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하고 있습니다. 감염되면 항생제를 투여하며,통증 감소를 위해 필요하면 진통제를 사용합니다. 물리치료사들이 환아의 자세나 위치 변경, 팔다리의 운동을 통해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시력을 잃은 환아들에게서 시력 외의 어떤 자극으로 환아가 시력에 의존하지 않고 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지에대한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특수 교육이 환아에게 적절한 자극을 주기 위해 꼭 필요할 수 있습니다. 환아의 부모, 가족, 친구들이지속적인 사회적 접촉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마사지 등 보조적 치료를 통해 얼마 동안 증상이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