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열
정의
‘불명(不明)열’(FUO)이란 보통 건강한 성인에게서 일정 기간 이후에도 소실되지 않는 발열을 말합니다. 여러 진단적 노력에도 이 원인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보통 자연 치유되는바이러스 감염은 제외됩니다. FUO은 체온이 섭씨 38.3도이상인 발열(적어도 3회)이 3주 이상 지속되며, 일주일 이상 입원 기간의 진단적 접근에도 원인은밝혀지지 않습니다.
이후 이러한 기준은 몇 십 년 동안 사용됐지만 영상기술과 임상 검사 등 진단기술 발달, 병원비 상승 및 외래에서의 진단적 접근 용이성 등 의료외적 요인,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 환자 또는 호중성 백혈구 감소증 환자 등 면역기능저하 환자의 증가로 정의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그 결과 1991년 미국의 듀렉과 스트리트 등은 면역 기능이저하된 환자들과 정상적인 사람의 구분 및 진단적 접근 기간을 3회의 외래방문 또는 사흘의 입원기간으로제한해 그동안 원인이 명확지 않은 경우로 FUO을 새롭게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연령, 지역적 차이,의료진과 시설의 차이, 의료전달체계의 차이 등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아직도 진단 및기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인
FUO의 원인으로 보고된 질병은 200가지가 넘지만 이른바 ‘3대 질환’이라고 하는 감염, 종양, 결체조직-혈관이 주된 질환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진단기술 발전, 특히 미생물배양검사 및 면역혈청검사와 전산화촬영이나 초음파 등 영상기술 발전과 더불어 질병 양상의 변화는 FUO의 빈도 및 비중의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증상
종류
1)일반적 FUO
․ 감염(농양, 심장내막염, 결핵, 중증요로감염)
․ 종양(림프종, 백혈병)
․ 결합조직 질환(관자동맥염, 류머티즘다발 근육통, 스틸 병, 전신 홍반 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 기타 질환(알코올성 간염, 육아종성상태)
․ 진단 불가
2)일반적이지 않은 FUO
․ 수술
․ 도뇨관 사용
․ 혈관 내 기구 삽입(약물 주입,폐동맥 도관)
․ 약물(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대장염을 유도하는 항생제, 약물열)
․ 고정(옆으로 누운 자세, 혈전색전증)
․ 비위관과 입기관관을 사용하는 집중치료 때의 축농증(부비동염)
․ 깊은 혈전정맥염이 유발되는 상황
․ 폐동맥 색전
․ 수혈 반응
․ 무결석 쓸개염
․ 갑상샘염
․ 알코올, 약물 금단 현상
․ 부신 저하증
․ 이자염(췌장염)
3)면역력이 저하된 FUO
혈액학적 종양 때문에 항암화학 치료를 받는 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때 백혈구감소증(<500/uL)이면 발열이 생기는 경우가많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는 위험한 상태가 감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감염이 가장 흔한 발열의 원인입니다.
4)HIV 관련 FUO
면역 결핍으로 인한 FUO 하위그룹으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환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초기에단핵구증과 유사하게 열이 나는 양상을 보입니다. 감염이 어느 정도 진행하면 발열은 대부분 다른 부가적질병의 결과가 됩니다.
진단
1)병력 및 이학적 검진
아직 FUO에 대해 표준화된 진단적 접근 방법은 없으며, 발병 원인을 밝히는 지름길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러나 FUO의 원인 대부분은 드문 질병이라기보다 흔한 질환의 흔치 않은 임상 양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 병력 및이학적 검진, 일반적인 기본선별검사로 진단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특히 현재 많은 선별검사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들의 적응증이나 진단적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불명확한 점이 있습니다. 오히려 반복적인 병력 및 이학적 검사로 얻은 진단적 단서는 실제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도 하고 매우 다양한선별검사 가운데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인 검사들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2)검사실 검사 및 영상 검사
FUO의 진단에 이용되는 검사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일반혈액검사 및 염증표지인자검사(CBC with differentialcount and ESR)
․ 신 기능, 간 기능, 전해질검사(renal & hepatic function test, serum electrolyte)
․ 혈액 배양, 소변 배양 및 검사(blood culture, urinalysis & urine culture)
․ 면역 혈청검사(serologic study including ANA,RAF)
․ 진단적 영상검사(chest X-ray, abdominal USG orCT)
그러나 전체 FUO 환자의47%만이 이러한 검사실 소견에서 FUO의 진단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내의 연구에서는 이보다 낮은 34.5%만 이러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진단에 도달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한 일부 검사는 도리어 검사의 발달로 역설적으로 FUO의 진단에서 FUO의 진단 기준을 충족하기 이전에 진단이 내려짐으로써 그 역할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예로 미생물배양검사의 발달과 감염성 심장내막염, 면역혈청학적검사의 발달과 전신성 홍반성 낭창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FUO의 접근에서 이러한 임상병리적 검사방법의 한계가있음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어떠한 임상적 단서도 없이 시행한 미생물학적 혈청검사, ANA, RAF, ds-DNA 등 면역학적 혈청검사와 αFP 또는 CEA 등 종양표지자는 진단적 가치는 낮았습니다. 갑상샘 검사의 경우역시 그 양성률이 매우 낮습니다.
혈액 배양검사에서 24시간 이내에 3회 이상으로 시행하는 경우 대부분의 보고에서 그 효과가 낮고, 최근의항생제를 사용한 병력이 있는 경우 며칠에 걸쳐 시행하는 것이 좀 더 높은 양성률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에따라 이러한 검사를 초기의 선별검사로 이용할 때에는 적절한 임상적 소견을 바탕으로 해야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3)침습적 진단
반복적인 병력 청취 또는 이학적 검사와 여러 검사에도 열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간(肝) 조직 검사와 골수 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이 검사는 합병증과 검사에 손쉬워 선별검사로써 유용하다는 보고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러나실제로 선별 검사로는 진단율이 매우 낮습니다. 골수 검사 역시 선별 검사보다 후기 검사로 사용하는 경우임상적 단서가 없어도 진단율이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진단되지 않는 FUO 환자
그러나 이러한 집중적인 검사에도 불구하고 전체 FUO 환자의 9~25%는 정확한 원인을 진단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치료
FUO환자의 예후
FUO의 정의에 해당하는 경우 가운데 발열이 많이 변화하는 양상을보여 열이 없는 기간이 2주 이상이면 보통 ‘반복적 또는간헐적 FUO’로 지칭합니다. 이런 양상을 보이는 환자들은지속적인 발열을 보인 환자에 비해 나이가 적습니다. 또한 입원 및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열이 난 기간이길며, 병력이나 이학적 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이유는 대부분 결체조직-혈관 질병이 많고 감염성 질병이상대적으로 적어서 보인 결과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3대 질환이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이며, 50% 이상이 진단되지않는 때가 많습니다.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의 환자들은 예후가 매우 좋아 대부분 치료 없이 발열이 소실되며, 일부 스테로이드 또는 NSAIDs를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사망률은 매우 낮습니다. 또 대부분 침습적인 진단은 필요없으며, 지속적으로 경과를 관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