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
정의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Epstein-Barr virus)에 의해 면역체계가 손상되는 유전성 면역결핍질병입니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바이러스이므로, 환자들은 이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고 생후 6개월에서 10세쯤 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합니다.
EBV 감염 전에 환자의 면역반응은 정상 상태입니다. 의학문헌에 따르면, 중증전염성단핵구증은 평균 생후 2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증상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하며, 이 병의 가족력이있는 가계 내에서조차도 그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은 X 연관 열성 유전병이므로 거의 대부분남성에게서 발병합니다. 여러 나라의 증례보고에서 80개 이상의가계에서 270명 이상의 남성 환자가 보고됐습니다. 학자들은약 100만 명의 남성들 중에서 1명 내지 2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증상을 보이는 여성 환자가 있다는 증례보고가 소수 있지만, 유전적이나 면역학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원인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은 X 연관 열성 유전병으로 원인이 되는 유전자는 X염색체의 긴팔(장완) 25번밴드(band)에 위치(Xq25)하고 있습니다. X 연관 열성 유전병이므로 거의 대부분 남성태아와 남성 아기에게서 발병합니다.
인간의 세포 핵 안에는 개인의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46개의염색체가 있습니다. 이 46개의 염색체는 22쌍의 상염색체와 1쌍의 성염색체로 구성됩니다. 성염색체는 남성은 X와 Y염색체, 여성은 X와 X염색체로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염색체는 “p”라고 불리는 짧은팔(단완)과 “q”라고 불리는긴팔로 구성돼 있습니다. 염색체를 염색하게 되면 띠 모양의 염색대(band)가관찰되는데, 각각의 염색대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 예를들면 ‘Xq25’란 X염색체의 긴팔에 있는 25 염색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모든 환자는 4~5개의 비정상적인 유전자를 가집니다. 친인척간에 결혼한 부모(근친상간)일경우 열성 유전병을 가진 아이를 낳을 위험도가 근친상간이 아닌 부모보다 높습니다. X염색체 연관 열성유전병은 X염색체에 있는 비정상적인 유전자로 인해 발생합니다. 여성은두 개의 X염색체를 가지는데, 그중 한 개의 X염색체에 문제가 생기면 그 염색체의 모든 유전자가 비활성화됩니다.
X염색체 중 하나의 질병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그 질병의 보인자가되는데, 보인자 여성은 보통 질병의 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보통 X염색체에 있는 질병 유전자는 불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남성은 하나의 X염색체를 가지며 그 염색체가 질병 유전자를 동반하면질병을 유발합니다. X염색체 연관 질병을 가진 남성은 모든 딸들에게 질병을 유전시키며, 딸들은 보인자가 됩니다. 남성은X 연관 유전자를 아들들에게 물려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남성은 오로지 Y염색체만을 물려주기 때문입니다. X염색체 연관 질병을 가진 여성 보인자는 각 임신 시 그들과 같은 보인자 딸을 가질 25%의 확률을, 보인자가 아닌 딸을 가질 25%의 확률을, 질병에 이환된 아들을 가질 25%의 확률을, 이환되지 않은 아들을 가질 25%의 확률을 갖게 됩니다.
Xq25에 위치한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변이 유전자는 “SH2D1A”라고 불립니다. 이 유전자는 신호 림프구 활성 분자(signaling lymphocyte activation molecule)를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로 신호림프구 활성 분자는 B세포와 T세포 사이의 정보교환을 조절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 환자들은 신호 림프구 활성 분자의 기능 조절에 장애가 생겨 면역반응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추측하고 있습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증상을 보이는 극소수의 여성 환자가 있다는 증례보고가 있지만, 유전적이나 면역학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 연구 중으로정확한 임상 양상 등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증상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특징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는손상된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소아 엡스타인-바바이러스는 헤르페스(herpes)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보통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감염이 돼도 증상이나타나지 않지만, 청소년기에 감염되면 전염성단핵구증(infectiousmononucleosis: IM)을 일으킵니다.
건강한 사람은 전염성단핵구증이 생겨도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며 짧은 기간 안에 자연 치유됩니다. 반면에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을 가진 남성 환자들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의한 전염성단핵구증으로 심한 전격간염(fulminant hepatitis), 저감마글로불린혈증이나 B세포 림프종을 앓게 될 때가 많습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 환자들 중 약 절반이 치명적인 단핵구증을 경험합니다.전염성단핵구증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EBV)에의한 질병으로 타액으로 전염되며 잠복기는 4~8주입니다. 일반적으로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성됩니다.
대부분 감염돼도 증상이 없지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발열, 피로, 인후통, 림프부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의한중증전염성단핵구증은 대부분 생후 6개월에서 2세 정도에 나타납니다. 증상으로 후두염, 림프샘비대, 간비대, 지라비대(비비대),간 기능 이상에 의한 황달이 나타납니다.
일부 사례는 치명적 전염성단핵구증을 가진 환자들은 계속해서 특정 장기에서 백혈구 수치의 비정상적인 증가, 심각한 간기능 장애, 혈액세포의 골수 전환 실패 등이 나타납니다. 이는 재생불량빈혈이나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다른 질병을 초래합니다.
재생불량빈혈은 적합한 혈액응고를 위한 혈소판과 특정 적혈구, 분화된백혈구의 감소를 포함한 모든 혈액세포의 결핍을 말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 환자들은 혈소판 감소증이나타나 멍이 쉽게 들고, 출혈이 잘 멈추지 않게 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에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성단핵구증의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며, 질병의 진행도 환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생후 6개월에서10세 즈음에 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합니다.
태아는 어머니로부터 항체를 물려받기 때문에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을 가진 신생아라고 해도 출생 후 4개월에서 6개월간 엡스타인-바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어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출생 6개월 이후에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에서 저감마글로불린혈증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의한 중증 전염성단핵구증에 의한 것으로, 저감마글로불린혈증으로 인해서 약화된 면역력은 더욱더 약해지고각종 감염에 취약해지며, 심지어 정상적으로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세균도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게 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에서는 중증 전염성단핵구증에 의해 악성종양인 B세포림프종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B세포 림프종은 과도하게 증식한 B세포가악성 변이를 일으킨 것입니다. B세포 림프종의 한 종류인 버킷림프종(Burkitt`sLymphoma)은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에서 가장 빈번하게 생기는 B세포 림프종으로 주로소장과 대장을 연결하는 부위나 목부위(두경부)에 발생합니다. 버킷림프종의 증상으로 복부의 불편과 팽만감, 소화흡수장애, 구역질(오심), 구토, 배변습관 변화, 허약감, 체중감소등이 있습니다.
1)면역 체계(Immune System)
우리 몸의 면역계는 외부에서 침입한 다양한 감염원에 대항하는 각각의 역할을 하는 몇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져있습니다. 면역반응은 T세포에 의해서 나타나는 세포매개성면역반응과 B세포에 의해서 나타나는 체액성 면역반응으로 구분됩니다.
· 세포매개성 면역반응은 세포 독성 T세포나 자연 살해 세포처럼세포가 직접 항원을 공격하는 면역반응을 일컫습니다. 세포매개성 면역반응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직접 공격해파괴합니다.
· 체액성 면역반응은 항체에 의해 나타나는 면역반응을 말합니다. 독립적으로항원과 반응해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항원에 대한 정보를 보유하고, 기타 면역 세포의 활동을 돕습니다.
체액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은 독립적이긴 하나, 항체를 만들기위해서 상호작용을 하므로 완전히 독립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항체는 미생물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고 백혈구가손쉽게 미생물을 파괴하도록 돕습니다.
백혈구는 여러 종류가 있고 B세포, T세포와 함께 신체 내에서 중요한 면역 기능을 담당합니다. 그러므로소아마비, 홍역, 파상풍 등의 병원체에 대해 쉽게 항체를획득하도록 만들어진 백신을 주입하면 신체는 면역반응을 통해 항체를 얻습니다. 따라서 이 같은 백신에대한 항체형성이 되지 않는 경우 복합성 "면역기능결핍"으로분류될 수 있습니다.
중증 전염성단핵구증을 앓는 환자들은 부족한 면역 세포를 채우기 위해 림프구와 조직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데, 이렇게 증식한 림프구와 조직구가 간과 골수와 같은 장기에 손상을 입혀 간부전이나 조혈모세포의 기능 부전을 일으키거나, 재생불량빈혈이나 악성림프종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간부전이 생기면 간의 혈관 압력이 올라가 소화기계 정맥에 혈액이 정체돼 식도에 정맥류가 생기기 쉬워지고, 이러한 소화기계 혈관의 정맥류는 대량의 출혈을 유발합니다. 또한간부전으로 간에서 단백질 대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단백질 대사 부산물(예: 암모니아)을 배설하지 못해 간성혼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골수가 손상되면 재생불량빈혈이 생겨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모든 혈구 세포의 수가 감소(pancytopenia: 범혈구감소증)합니다. 혈소판이 감소되면 지혈이 잘 되지 않아 출혈이 되기 쉬우며, 백혈구가 감소하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려 기회감염에 취약한 상태가 되게 합니다. 그러므로 범혈구감소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기회감염이란?
정상인에게는 국소적인 염증을 일으키거나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미생물이, 면역이저하된 사람들에게는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중증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진단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가 밝혀졌으므로 정확한 유전자 검사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 환자들은 생후 6개월에서 10세 사이에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에 도움을 주는결정적인 소견은 없으나, 정밀 진단 검사와 전문의의 철저한 신체검사와 질병력은 물론 이 병에서 나타나는독특한 임상 양상 등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1) 혈액검사
· CD8 T세포의 증가로 인한 CD4/CD8 비율의 역변환
· 저감마글로불린혈증
·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수치가 전체적으로 감소된 범혈구감소증
· 간 효소 수치나 간과 관련된 혈액 지표로 간부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림프구의 과증식
·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결손
2)영상검사
X-선 검사나 기타 정밀 검사(CT,MRI, 초음파 검사 등)를 통해 간과 지라의 상태(예: 간과 지라의 비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가족력이 있는 가족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의해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면역글로블린 투여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만약 남성이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곳에 생기는 버킷림프종으로 진단됐다면,그와 그의 가족 구성원들은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이진단되면 여성 가족 구성원의 보인자검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3)산전진단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가족력이 있으면 양수검사나 융모막생검을 통한 산전 검사로 태아의 유전자의 이상을 살펴볼수 있습니다.
치료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의 치료는 환자 각자에게 맞춘 전신적이고 포괄적인 치료 계획을 기초로 해 소아과 전문의, 내과 전문의, 면역 질병 전문의,혈액 질병 전문의, 종양 내과 전문의 등 각 분야 전문의들의 팀을 이룬 협동이 필요합니다.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중요합니다. 발병 후에는 만족스러운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에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으로 진단되면, 면역글로불린을정맥으로 투여해 전염성단핵구증과 관련된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환자들은 예방적으로 항생제와 면역글로불린을 투여 받는 것도 기회감염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버킷림프종이생긴 환자들은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필요로합니다. 재생불량빈혈이 발생하거나, 반성림프증식성증후군 자체에서도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환자를 위해 유전상담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며, 추가적인치료로는 증상의 완화를 목표로 하는 대증요법과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을 조절하고 완화시키기 위해 지지요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