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니한 증후군
정의
퓨린은 세포 에너지의 1차 근원인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생산하며, 피리미딘과 결합해서 RNA와 DNA의 근원을 생산하고,대사 조절과 신호 전달, 신호 해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본 조효소인 NAD와 NADH, GTP, cAMP, cGMP를 생산합니다. 퓨린 대사의 마지막 산물은 요산으로서 이것은 불용성이며 체내에 독성 작용을 하므로 반드시 계속 배설돼야 합니다.
레시-니한 증후군은 X-연관열성유전 질환으로, 퓨린 대사 과정 중 구제 및 재순환에 관여하는 효소인 히포크산틴-구아닌 포스포리보실기 전이효소(hypoxanthine-guaninephosphoribosyl transferase, HPRT) 결핍 때문에 생깁니다. 효소는정상적으로 몸의 각 부위에 존재하는데, 뇌, 특히 기저핵(basal ganglia)에서 농도가 가장 높습니다.
임상 양상은 고요산혈증, 정신지체, 초기는 무도성 무정위운동(손발이 춤추듯 마음대로 움직임, choreoathetosis), 후기는 강직과 긴장 이상을 보이는 뇌성마비,구음 장애(말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증세,dysarthric speech), 종종 이가 나면서 시작되는 강박적으로 스스로 물어뜯는 행동 등을 보입니다. 빈도는 10만~38만명 중 1명으로 드물게 발생합니다.
원인
퓨린 대사에서 HPRT 효소는 퓨린 염기인 하이포산친(hypoxanthine)과 구아닌(guanine)을 각각 이노신산(inosine monophosphate, IMP)와 구아닌산(guaninemonophophate, GMP)과 같은 누클레오타이드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HPRT 효소가 결핍돼 IMP와 GMP의 생산이 적어지면 퓨린의 합성이 증가되고 크산틴 산화효소(xanthineoxidase)에 의해 요산으로 축적돼 결국 콩팥과 근골격계 증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또한중추신경계에서는 뇌세포에 필요한 누클레오타이드를 생산할 수 없게 됩니다.
레시-니한 증후군은 X-연관열성유전으로 대부분 남아에게 발생하고, 여아에게는 드뭅니다. HPRT유전자는 X염색체의 장완(q26-27)에 위치하며, 대략 44kb의 크기로 9개의엑손(exon, mRNA의 정보 배열)을 가집니다.
결국 이 HPRT 유전자의 다양한 돌연변이로 이 병이 생기는데, 현재 250가지 이상의 돌연변이가 알려져 있습니다. HPRT 결핍으로 하이포산친은 뇌척수액에 쌓이지만, 요산은 뇌에서생산되지 않고 뇌혈류 장벽을 통과하지도 못하므로 쌓이지 않습니다. 자해와 같은 행동 장애는 고요산혈증이나과다한 하이포산친 때문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병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지체와 자해 행위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현재까지 불분명하지만, HPRT 결핍에 따른 기저핵의 도파민(신경전달물질 중 하나) 전달 체계의 기능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밝혀졌습니다.
레시-니한 증후군 환자를 부검한 결과 미상핵(caudate nucleus)과 피각부(putamen)에서 도파민의양과 DNA 합성효소가 현저히 감소돼 있었고, HPRT 결핍돌연변이 쥐에서 선조체(striatum)의 도파민 운반체의 수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기저핵뿐 아니라 전반적인 뇌의 도파민 결핍이 정신지체나 자해 행위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에 영향을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GTP와 아데노신의 부족이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며, GTP 부족으로 도파민이 수용체와 결합 작용을 하는 데 결함이 생기고, 아데노신도신경독성을 예방하는 물질로 최근 알려졌습니다.
증상
임상 양상은 크게 신경학적, 콩팥, 근골격계 증상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신경학적 증상은 출생할때에는 보이지 않으나 수개월 후에 발달 지연과 신경학적 증상이 분명해지며, 8~12개월에는 추체외 계통증상으로 근육 긴장도 이상(dystonia), 무도증(손과발의 움직임이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과 근육 경직이 나타납니다.
12개월 무렵, 반사항진, 지속적인 발목 클로누스(갑자기 외부에서 힘을 가하여골격근을 신장시킬 때 일어나는 근육의 경련) 현상, 바빈스키반사 양성, 다리의 가위 현상 등이 관찰됩니다. 인지 능력은대개 경도 또는 이보다 좀 더 진행된 정도의 정신지체를 보입니다. 자해 증상은 1세 전후에 시작되며, 드물게 10대후반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통증을 포함한 모든 감각은 정상이며, 대개 스스로 물어뜯는 행동을보이면서 시작됩니다. 손가락의 절단과 입술 주위 조직의 손실을 초래하므로 유치를 뽑아야 합니다. 강박적인 공격성을 보이며, 다른 어린이를 꼬집거나 붙잡거나 때리거나또는 언어폭력을 통해 남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을 자주 합니다.
콩팥 증상은 오렌지색의 요산 결정뇨, 피오줌(혈뇨), 요산에 의한 신결석, 폐쇄성신병증 등입니다. 근골격계 증상은 급성 통풍성 관절염과 피하조직이나 팔꿈치, 무릎, 손가락, 발가락등에 통풍이 형성된다고 하나, 대개의 환아는 음식을 먹는 데 장애가 있어서 통풍 발생은 드뭅니다.
또한 HPRT 효소의 잔여 활성도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형태의 임상 증후군으로 나타납니다. 즉, 남아 있는 효소활성도가 적어도 8% 이상인 환자는 고요산혈증 때문에 사춘기 이후에 신결석, 통풍 등이 초래되고, 효소의 잔여 활성도가 1.5~8%라면 요산 과다 생산과 함께 사소한 활동의 서투름에서 심각한 추체외 계통 및 추체로 운동 장애까지다양한 신경학적 장애가 초래되는 레시-니한 증후군의 ‘신경학적변이형(Kelley-Seegmiller 증후군)’으로 간주됩니다.
반면에 HPRT의 잔여 활성도가 1.5% 미만으로 완전히 결핍된 환자는 요산 과다 생산과 연축성(갑자기빠르게 반복해서 수축하거나 오그라드는 것), 무도성 무정위운동을 포함하는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 다양한 정도의 인지 장애, 강박적인 자해 행위를 포함한 행동 장애등이 나타나는 레시-니한 증후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드물게는 40세까지 생명을 유지하지만, 알로퓨리놀(allopurinol) 등의 약물치료 없이 관리가 잘안 되면 5세 이하의 연령에서 신부전, 패혈증, 흡인성 폐렴, 돌연사 등으로 사망하는 좋지 못한 예후를 보입니다.
진단
입과 손가락 주위 자해와 함께 근욱 긴장도 이상이 보인다면 이 병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영아의 출생 전, 출생 전후기, 출생후에는 정상이나, 그 후에 뇌성마비가 의심될 때에는 레시-니한증후군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혈청 요산치가 대개 8mg/dL 이상으로증가하고, 소변 요산 농도 대 크레아티닌 비가 2 이상, 24시간 소변 요산 배설량이 20mg/kg 이상이며 신경학적 이상이있을 때에는 HPRT 결핍을 특별히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배양된 섬유아세포 또는 적혈구에서 HPRT 효소를 분석함으로써확진 합니다. 전형적인 환아는 거의 0%의 효소 활성도를나타내며, 증세가 약한 변형군은 1.5~60%의 효소 활성도를나타냅니다. HPRT 효소 결핍의 정도는 운동 증상의 정도와 자해 증상의 존재 여부, 인지 기능의 정도 등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HPRT 효소 활성도가 8% 이상일때에는 심한 통풍이 생기며 인지 능력의 장애를 초래하기도 하나, 대개 큰골(대뇌) 기능은 정상으로 유지됩니다.산전에는 융모막 검사나 양수 검사를 통해 배양된 태아 세포에서 효소 활성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치료
크산틴 산화효소(xanthine oxidase) 억제제인 알로퓨리놀(어린아이는 일 5~10mg/kg 2회 또는 3회 나누어 복용, 성인은 일300mg 1회 복용)을 먹여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고요산혈증에 의한 신부전을예방할 수는 있지만, 신경 증상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는 실정입니다.
골수이식이나 혈액 교환수혈이 시도됐으나 신경학적 증상이나 행동의 호전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행동 치료를 통해 자해를 예방하며, 억제 요법이나 미리 이를뽑아 자해에 의한 손상을 감소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불안에는 다이아제팜(diazepam), 공격적인 행동에는 리스페리돈(risperidone), 감정을 안정시키는 데는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이나가바펜틴(gabapentin)이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를감소시키고, 환아의 요구를 알아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자해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자해와 근육 긴장도 이상을 감소시키기 위해 기저핵을 자극하는 심부 뇌 자극술과 도파민 보충이 실험적으로시도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