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변

정의

흑색변은 자장면 소스나 타르처럼 검정색을 띠는 변을 보는 것으로  대변에 선홍색의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말한다. 선홍색의 혈변은 소장, 대장이나 직장과 같은 하부 위장관의 출혈을 의미한다. 

원인

상부 위장관 출혈이 있는 경우, 혈액의 적혈구에 있는 헤모글로빈(hemoglobin)이 위에서 분비되는 위산과 반응하여 헤마틴(hematin)으로변하면서 어두운 색을 띠게 된다. 이 경우 대변에 헤마틴이 섞여 나오므로 변의 색깔이 까맣게 된다.

 

그러나 상부위장관 출혈이라고 해도 출혈량이 너무 많거나 출혈이 급속히 일어날 경우에는 혈액이 위산과 섞일시간이 없기 때문에 변의 색깔이 검은 빛을 띠지 않고 밝은 적색의 혈변을 배설하기도 한다.

증상

선홍색의 혈변은 소장, 대장이나 직장과 같은 하부 위장관의 출혈을의미한다. 하부 위장관에 출혈이 발생한 경우 혈액이 위액과 섞이지 않기 때문에 대변의 색깔이 검지 않다. 출혈 부위가 항문에 가까울수록 대변에 섞여 나오는 혈액의 색깔이 선홍색을 띤다.

 

혈변의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붉은 피만 보이는 경우도있고, 핏덩어리가 보일 수도 있으며, 형태를 갖춘 대변에피가 섞여 나오거나, 또는 피가 섞인 설사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따라서 의사에게 혈변의 양상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출혈의 원인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부위장관 출혈이라도 대변이 까맣게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출혈에 의해 하부위장관 내로 흘러나온 혈액이 장 내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색깔이 검게 변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걸친 다량의 출혈은 오심, 복부팽만, 경련, 설사 및 복명(borborygmi; 배 속의 장운동이 증가하여 장속의 가스가 이동하면서 나는 소리) 등의 증상을 유발하지만, 노인과빈혈이 있는 대상자를 제외한 성인에서는 500ml 이하의 혈액을 급속하게 상실하여도 이로 인해 전신증상이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500ml 이상의 혈액을 상실하면 환자는 체위성 저혈압(orhostatic hyoptension), 실신, 오심, 갈증 및 발한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고, 손실된 혈액량이 전체혈액량의 40%에 달하면 저혈량성 쇼크(hypovolemicshock)로 이어져 얼굴이 창백해지고 몸이 차가워 지며, 축축한 피부, 저혈압, 빈맥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종류

대개 피를 함유하고 있는 대변을 말할 때 2가지로 나누어 분류한다. 하나는 흑색변으로서 주로 상부위창자관출혈(즉 위, 샘창자, 작은창자 등에서의 출혈)에서나타나는데, 상부에서 출혈하여 오랜 시간 장에 머무르는 관계로 변의 색깔이 마치 짜장면색 같은 아주까만색을 띠게 된다.

 

이에 반해 혈변배설(hematochezia)이 있는데 이것은하부위창자관출혈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붉은 선홍색의 변으로 보인다. 하지만, 흑색변이 나왔다고 하여 항상 상부위장관출혈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하부위창자관출혈일지라도 오랜 기간 장에서 머물게 되면 변의 색깔이 변하여 까맣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

1.활력징후 평가

혈변이나 흑변이 발생한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심장박동수 및 혈압 등의 활력징후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대량 출혈한 경우에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즉각적인 수액공급 및 수혈 등 응급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출혈양이 다소 적은 경우에는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의 혈압이나 심장박동수는 정상이지만 갑자기일어섰을 때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면서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을 보입니다. 출혈 속도가 매우 느리고출혈양이 적을 경우에는 심장박동수나 혈압과 같은 활력징후의 변화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심장박동수 및혈압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함으로써 출혈양을 짐작하고 응급치료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2.출혈 위치 추정

혈변이나 흑변의 출혈 위치를 추정하는 것은 원인 병변을 진단하기 위해 상부위장관내시경을 먼저 시행할지 대장내시경이나구불결장경 등의 하부위장관내시경을 먼저 시행할지 결정하는데 유용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위나십이지장 등의 상부위장관에서 출혈한 경우에는 혈액이 소장, 대장을 거쳐 항문으로 배출되기까지 오랜 시간을필요로 하므로 흑변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대장에서의 출혈은 혈변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흑변은 상부위장관에서의 출혈을, 혈변은 대장을 비롯한 하부위장관에서의 출혈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한편, 상부위장관 출혈인 경우에는 혈액에 의해 위장관 운동이 항진되면서 장음이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흑변 환자에서 복부 청진을 통해 항진된 장음을 확인한다면상부위장관 출혈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부위장관 출혈의 양이 매우 많고 출혈 속도가 빠른경우에는 다량의 혈액이 빠른 속도로 소장 및 대장을 통과하여 항문으로 배출되면서 혈변의 양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약 10%의 상부위장관 출혈은 이와 같이 혈변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런 대량 출혈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혈압이 떨어지는 활력징후의 변화를 동반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혈변이더라도 활력징후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상부위장관 출혈일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소장 병변으로부터의 출혈은 혈변 및 흑변의 두 가지 양상을 모두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증상으로 소장 출혈을 처음부터 추정하기는 쉽지 않으며, 상부위장관내시경과 대장내시경에서 출혈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에 소장 출혈을 의심하게 됩니다.

치료

1.소화관 출혈에 대한 치료법

1)내시경 지혈술

상부위장관내시경, 대장내시경 및 구불결장경, 각종 소장내시경 등은 내시경을 이용한 지혈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지혈술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지혈 유도 약물을 출혈 병변 부위에 주입하는 방법, 레이저 등을 출혈 병변에 쏘아 열을 발생시켜 혈관을 응고시켜 지혈하는 응고지혈법, 집게 모양의 클립을 이용하여 출혈 혈관을 잡아 지혈하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지혈을 유도하는 방법 등이 주로 사용됩니다.

 

2)혈관조영술을 통한 색전술

혈관조영술을 통한 색전술이란 출혈 중인 혈관 속으로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후 관을 통해 코일 등의 혈관을막는 물질을 주입하여 출혈 중인 혈관 쪽으로 혈액이 흐르지 못하게 함으로써 지혈하는 방법입니다.

 

3)약물 치료 및 수술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출혈 원인을 찾았고, 원인 병변이 약물치료나 수술을 필요로 하는 병변인 경우에는 적절한 약물 치료 또는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질환별 치료법에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기술합니다.

 

2.상부위장관 출혈 의심 환자의 치료적 접근

상부위장관 출혈이 의심되는 환자의 진단을 위해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는 상부위장관내시경입니다. 상부위장관 출혈이 의심되면서 활력징후가 불안정하여 대량 출혈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즉각적인 응급 내시경을 시행해야합니다.

 

한편, 활력징후가 안정되어 있어 대량 출혈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충분한 금식 시간을 가진 후 가능한 빠른 시기에 내시경을 시행합니다. 상부위장관내시경에서 현재 출혈하고있는 병변이 관찰되거나 지금은 출혈이 멈춘 상태지만 재출혈 위험도가 높은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병변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내시경 지혈술을 선택하여시행하고 입원하여 관찰하게 됩니다.

 

출혈이 지속되고 있는데 내시경 지혈술로 지혈이 되지 않는다면 혈관조영술을 통한 색전술을 시행합니다. 색전술로도 지혈에 실패한다면, 수술을 시행하여 출혈 혈관을 꿰매거나출혈 부위를 절제해야 합니다.

 

한편, 상부위장관내시경에서 출혈했을 것으로 보이는 원인 병변이발견되었으면서 현재는 출혈이 멈춘 상태이고 재출혈의 위험성이 낮아 보이면 내시경 지혈술은 시행하지 않고 약물 치료 등 원인 병변에 대한 근본적인치료 계획을 수립하면 됩니다.

 

3.하부위장관 출혈 의심 환자의 치료적 접근

혈변을 보이면서 활력징후가 안정되어 있어 하부위장관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 가장 중요한 검사는 대장내시경입니다. 대장내시경에서 병변을 발견한 경우에는 원인 병변의 특성에 따라 내시경 지혈술,약물 치료 및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선홍색의 혈변이면서젊은 환자인 경우에는 항문직장 주변의 병변일 가능성을 우선 생각하여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 및 구불결장을 주로 관찰하는 구불결장경을 먼저 시행하기도합니다.

 

혈변을 보이면서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떨어지는 등 활력징후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상부위장관으로부터대량 출혈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부위장관내시경을 먼저 시행해야 합니다. 상부위장관내시경에서 원인 병변을발견한 경우에는 병변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시행합니다.

 

만약, 상부위장관내시경에서 특별한 이상 병변이 없는 경우에는하부위장관 출혈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합니다. 이때, 활력징후가심하게 불안정하여 대량 출혈이 지속된다고 판단되면, 대장내시경 대신 색전술을 위해 바로 혈관조영술을시행하기도 합니다.

 

4.소장 출혈 의심 환자의 치료적 접근

혈변 또는 흑변 환자에서 상부위장관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여 출혈 원인 병변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대량 출혈이 아니라면 한 번 더 상부위장관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을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첫 내시경에서간과한 병변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복적인 내시경 검사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소장 병변에 의한 출혈을 생각해야 합니다. 소장에 대한 검사법으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캡슐내시경입니다.

 

그런데, 소장의 일부가 좁아진 협착이 있을 경우 캡슐내시경이협착 부위에 걸려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캡슐내시경 전에 소장 협착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며, 간헐적복통, 체중감소, 복부 수술의 과거력 등 소장 협착이 있을가능성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다면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먼저 시행하여 소장 협착이나 소장 종양유무를 확인합니다.

 

소장 협착이 없다면, 캡슐내시경을 시행합니다. 캡슐내시경에서 염증이나 종양이 있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면 밀기소장내시경이나 풍선보조소장내시경을 시행하여 조직검사한 후 결과에 따라 약물 치료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 수술을 시행해야 할 병변이라고 판단되면 소장내시경없이 바로 수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캡슐내시경에서 혈관형성이상 등 내시경 지혈술로 치료 가능하다고판단되는 출혈 병변이 발견되면 소장내시경을 시행하여 내시경 지혈술을 적용합니다.

 

출혈이 이미 멈춘 상태라면 캡슐내시경 대신 소장조영술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캡슐내시경이나 소장조영술에서 병변이 발견되지 않았으면서 출혈이반복되는 경우에는 적혈구스캔, Meckel 스캔 등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합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검사 후에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출혈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개복 수술을 시행한 상태에서소장의 이상 유무를 찾아보는 수술중소장내시경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상부위장관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에서 병변이 없어 소장 출혈이 의심되는데, 심장박동수가증가하고 혈압이 떨어지는 등 활력징후의 변화가 동반된 대량 출혈이라면 진단과 동시에 색전술을 통한 지혈이 가능한 혈관조영술을 먼저 시행합니다.

    코메디닷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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