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기능상실
정의
심부전이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충만 기능(이완 기능)이나 짜내는 펌프 기능(수축 기능)이 감소하여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군을 말한다.
원인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부전이 초래할 수 있는데, 심장 혈관(관상동맥) 질환(예, 심근경색 등)이 2/3 정도로가장 흔한 원인이고, 심장 근육(심근) 질환(예, 원인 미상이거나유전적 원인인 심근병증, 바이러스 감염 등의 심근염 등), 고혈압, 판막 질환 등이 주요 원인이다.
그 밖에도 장기간의 빠른 맥박(빈맥), 지속적인 과도한 음주, 극심한 스트레스 등도 원인을 제거하면 좋아지는가역적인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드물지만 출산 전후에 원인 미상의 심부전이 발생하는 산후(또는 임신성) 심근(병)증도 있다. 항암제 중 일부도 누적되는 사용 용량에 비례하여 심부전을발생시키는 경우가 있다.
증상
가장 흔하고 중요한 증상은 숨이 차는 것(호흡곤란)이다. 계단을 오르기만 해도 과도하게 숨이 차고 이것이 지속된다면한번쯤 심부전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물론 이것은 다른 질병(빈혈, 폐나 늑막 질환, 신부전 등)이원인일 수도 있다.
호흡곤란은 주로 심장에 혈액이 정체(울혈)되면서 심실의 충만 압력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심장으로 들어오는 폐 혈관에 혈액이 정체되어 생기고 이로 인해기침이 발생할 수 있다. 호흡곤란은 정도에 따라 운동 시 호흡곤란, 누웠을때 호흡곤란, 발작성 야간 호흡곤란 등으로 진행한다.
심장에서 혈액을 제대로 짜내지 못하므로 피로감과 운동 능력 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우측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이 정체되면서 부종, 간비대, 복수가 나타날 수 있고 심할 경우 소변량 감소 및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부종은 주로 낮은 부위(예: 발목이나종아리 등)에 나타나며 심할 경우 전신 부종이 될 수 있다. 또한심장이 커지면서 여러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의 심부전에서는 여러 원인에 의해 식욕 부진 및이로 인한 악액질(cachexia, 만성적 영양불량 상태)이나타날 수 있고, 노령의 심부전에서는 혼돈, 불안, 우울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
호흡곤란, 피로감 등과 같은 심부전의 주관적 증상과 진찰 및 청진 시 이상 징후, 그리고 혈액검사, 흉부 X선 촬영, 심전도 등의 일반적 검사 및 심장 초음파로 심장 기능 이상이 증명되면 심부전을 진단할 수 있다.
치료
급성이냐 만성이냐에 따라 치료 방침은 다르다. 급성 심부전은주로 1주일 이내 갑자기 발생하거나 악화된 심부전을 의미하는데, 대개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고, 주로 심부전의 원인 또는 악화 요인을 찾아서 제거하고 증상을 호전시키는것이 치료의 목표가 된다.
만성 심부전에서는 심부전에 대한 신체의 보상 작용으로 과도하게 교감신경 및 호르몬계가 활성화되는데, 이는 병이 진행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므로 이를 차단하여 심장 기능의 점진적인 기능 저하를 막는 것이 치료의목표가 된다.
1)급성 심부전의 치료
급성 심부전이 의심되는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진단 과정과 동시에 심부전의 원인과 악화 요인을 감별해야한다. 중환자실에서 집중 모니터링을 시행할지, 아니면 일반병실로 입원하여 치료할지 여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혈역학적 상태를 모니터링 할 때는 스완-간쯔도관(Swan-Ganz catheter)을 목이나 흉부의 정맥을 통해 우측 심장을 지나 폐동맥까지 삽입하는비교적 침습적인 시술을 종종 시행하기도 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의 진찰 소견만으로 어느 정도 환자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포레스터(Forrester) 분류를 이용하여 치료 방침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때 조직으로 혈액 공급 저하를 나타내는 임상 지표는 저혈압, 의식저하,차가운 팔다리, 맥압(혈압 위아래의 차이)의 감소, 신장 기능 저하 등이 있고, 혈액의 울혈을 시사하는 임상 지표는 누웠을 때 호흡곤란, 목의 정맥압상승, 부종, 복수, 폐잡음 등이 있다. 급성기의 치료에는 같은 약제라도 주로 정맥 제재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2)내과적 치료
저염식, 금연, 금주, 규칙적 유산소 운동, 고혈압, 당뇨, 및 고지혈증의 치료는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시행되어야 하는 기본적 치료이다.활동이 가능한 안정된 심부전 환자는 적당한 휴식과 함께 1주일에 3~4회 정도 운동하고, 운동은 걷기나 자전거 운동 등을 권하며, 역기를 드는 등장성 운동(isometric exercise)은 피하도록한다. 심부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만성 심부전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고 알려진 약제는 신경-호르몬계통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나 안지오텐신2수용체 차단제(ARB) 약제, 베타차단제, 그리고 알도스테론 길항제가 있고, 이들은 (특히 베타 차단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심스럽게 투여되어야 한다.
수명 연장의 효과는 없지만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제로는 이뇨제, 질산염(nitrates) 및 하이드랄라진(hydralazine) 등의 혈관확장제, 디곡신(digoxin), 도뷰타민(dobutamine)과 같은 강심제 등이 있다. 이뇨제는 급성 심부전이나악화기의 심부전에서 혈액의 울혈로 인한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며, 가벼운 심부전에서도 염분의 제한과같이 사용할 때 증상의 호전이 가능하다.
심부전에서 심방 세동이 있거나 수축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있을 때는 디곡신을 사용하여 맥박수 조절이나수축 기능을 보조하는 효과를 얻기도 하며, 대개 혈전(피떡)으로 인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와파린(warfarin)이라고 하는항 응고제를 사용하게 된다.
도뷰타민(dobutamine), 도파민(dopamine), 밀리논(milrinone)과 같은 강심제는 주로정맥으로 투여하는 약제로서 일반적으로 급성 및 악화된 심부전의 초기에 사용하다가 점차 줄여서 중단하게 된다.
심부전에는 부정맥이 흔히 동반되는데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심각한 부정맥인 경우 이식형 제세동기(ICD, 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가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고, 그에 비해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부정맥 치료제인 아미오다론(amiodarone)이나소탈롤(sotalol)을 사용해 볼 수 있다.
최근, 심실이 수축할 때 부조화가 있는 심부전의 경우 인공 심장박동기를 이용하여 심실의 수축이 조화롭게 일어나게 하도록 하여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심장 재동기화 치료(CRT,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가 일부 중증 환자에게 시도되고 있다.
3)수술적 치료
심부전의 수술적 치료는 대개 내과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중증 심부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관상동맥 질환에 동반된 심부전에서의 관상동맥 우회술, 늘어난 심장을잘라내고 용적을 줄여주는 수술, 심부전으로 인해 승모판막이 심각하게 새는 폐쇄 부전증이 있을 때 이를교정하는 수술 등이 있으며, 바이러스성 급성 심근염과 같이 일정 시간을 견디면 소생할 가능성이 있는중증 불응성 심부전이나 심장 이식을 기다리는 말기 심부전에서는 아예 기능이 떨어진 심장을 우회하는 고가의 보조적 장치(VAD, Ventricular Assistance Device)를 부착하여 시간을 벌기도 한다.
심부전의 외과적 치료법 중 장기 예후를 호전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심장 이식으로서, 최선의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중증 심부전 환자의 연간 사망률이30~50% 이상인데 비해, 면역 억제 치료의 발달 등으로 심장 이식 후 5년 생존율이 75% 이상임을 고려하면 이식 수술은 대상이 되는 말기심부전 환자의 치료에 가장 우수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공자의 수가 필요한 경우보다 훨씬적은 등의 문제로 널리 시행되는 데는 제한이 있다.
합병증
합병증으로는 여러 종류의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으며 뇌졸중(중풍)이나 급사도 가능하다. 병이 중증도로 진행되면 주요 장기들의 기능이함께 나빠지면서 주로 간 기능 부전, 심각한 전해질 이상(저나트륨혈증등), 신장 기능 부전, 폐동맥 고혈압 등이 나타나게 된다.
기존의 치료 방법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불응성 심부전의 경우 현재까지 심장 이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심장 외 다른 장기의 기능 부전이 심각할 경우 심장과 함께 다른 장기(신장, 폐 등)를 함께 이식해야 하는 드문 경우도 있다.
예방
과도한 음주, 과도한 스트레스, 지속적인 빠른 맥박수는 이 자체가 심부전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평소 이를 피하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좋겠고, 기존에 협심증, 고혈압, 당뇨 등이 있는 환자는 정기적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심부전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면서 심부전이 악화될 수 있는 여러 요인들(부정맥, 진통소염제 과다 사용, 과음, 스트레스, 감염 및 발열, 빈혈, 임신 등)을 피하거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질환 관리법
규칙적 운동이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술과담배는 끊는 것이 좋고 철저히 처방약을 복용하면서 정기적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호흡곤란, 특히 누웠을 때 호흡곤란이나 기침이 있는 경우는 누울 때 머리 쪽 베개를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되며, 상태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불필요한 운동을 제한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상태가 좋아지면 의사와 상의하여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성 호흡곤란이나 부정맥, 뇌졸중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즉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