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중독

용해성 납을 흡입하거나 삼킴으로써 유발되는 직업병.

우리가 숨쉬는 공기 속과 우리가 사는 주위의 흙 속에도 납이 극소량 들어있다. 1970년 이전에는 납이 든 휘발유를 많이 썼기 때문에 그 당시의 공기 속에는 요즘보다 훨씬 많은 납이 섞여있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납이 들어 있지 않은 휘발유를 쓰고 있는 요즘에도 공기 속에 납이 극소량들어있다.

1970년 이후에는 납이 섞인 페인트를 법으로 사용할 수 없게되었지만 1970년 이전에는 많은 종류의 페인트 속에 납이 섞여 있었다. 납이 든 페인트를 칠할 때 페인트 속에 든 납이 체내로 흡수될 수 있고, 납이든 페인트를 칠한 벽이나 가구 등에서 벗긴 마른 페인트를 태우거나 긁어 벗길 때도 납중독에 걸릴 수 있다.

이미증(異味症)(모래 흙 털닭똥 재 벽에 칠한 페인트 등 영양가치가 조금도 없고 건강상 해가 되는 것을 먹는 버릇)의 증상을 가지고있는 아이가 벽 등에 칠한 납이 든 페인트 조각을 긁어먹거나, 찬바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창문 틈을 막는물질을 떼어먹을 때에 납중독에 걸릴 수 있다.

납이 든 유약을 입힌 질그릇을 사용해도 납중독에 걸릴 수 있다. 납이든 탄환을 맞은 후 그 탄환이 몸 속에 오랫동안 박혀 있을 때, 잘못해서 삼킨 납봉이 위장 내에 오랫동안있을 때, 납이든 전지를 태울 때, 납으로 만든 가구를 사용할때, 납으로 만든 파이프를 통해서 나온 수돗물을 장기간 마실 때도 납중독에 걸릴 수 있다.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에서 나오는 연기 속에도 납 성분이 조금 섞여 있을 수 있다. 그런 연기를 오랫동안 마시면 납중독에 걸릴 수 있다. 보통 때 먹는음식물 속에도 납이 극소량 들어 있을 수 있다. 어린아이가 납이 들어 있는 장난감이나 물건을 빨거나납 성분이 오염된 공기를 마실 때 납중독에 걸릴 수 있다.

혈중 납 농도치에 따라서 납중독의 증상이 다르다. 중 납 농도치가 10㎍/㎗(1㎍=0.000001g, 1㎗=0.1ℓ) 이하여야 정상이다. 혈중 납 농도치가 정상보다 조금 더 높다고 해서 반드시 납중독의 증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의하면 혈중 납 농도치가 40∼60㎍/㎗ 이하일 때는 납중독이 생기더라도 납중독의 증상이 현저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납중독이 심하지 않을 경우엔 증상이 서서히 나타날 때가 많다. 그러나행동과다증, 학습부진, 발육부진 등의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날수 있다. 경미한 납중독에 걸린 아이의 ⅓정도는 앞서 설명한증상 이외에 다른 여러 가지 증상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혈중 납 농도치가 60㎍/㎗ 이상일 때는 생명에 위험한 여러 증상이 나타 날 수 있다. 혈중납 농도치가 100∼150㎍/㎗ 정도 될 때는 식욕감퇴, 빈혈, 구토, 변비, 신경질환, 전신경련, 행동과다증, 언어와 발육 퇴행증, 반신마비, 실명, 그 밖의 다른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지어는 사망할 수도 있다.

급성과 만성이 있으며 대량으로 흡수하여 급성 위장염 증상을 나타내는 급성 중독은 오히려 드물고, 극소량(1일 1mg 이하)의 납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만성이 더 심각하다.

증상과 진찰소견을 종합해서 납중독이 의심되면 혈중 납 농도치를 측정해서 이 병을 진단할 수 있다. 이미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납이 든 페인트 조각을 벗겨먹을 때 납중독에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이 경우에는 복부 X-선과 뼈X-선 사진 검사를 하면 납중독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혈액, 두발, 타액, 소변 등에서 납 농도를 측정해서 납중독을 진단할 수 있다. 아이들이정기 건강진단을 받을 때 손가락 등에서 한두 방울의 피를 뽑아 그 피를 여과지에 묻혀 납 농도를 검사해서 납중독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혈중 납 농도치에 따라 치료가 다르고 납이 체내에 들어온 경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혈중 납 농도치가 10∼40㎍/㎗일때는 균형 잡힌 음식물을 충분히 먹고 적절한 기간을 두고 혈액 납농도를 반복 측정해서 혈중 납 농도치가 점점 더 증가하는지 또는 감소하는지를 알아보는정도의 치료를 한다.

이때 혈중 납 농도치가 계속 더 증가하면 증가하는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해 준다. 그리고 납이 인제 어디서, 어떻게 해서 체내로 들어왔는지를 알아내더 이상 체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혈중 납 농도치가40㎍/㎗ 이상일 때는 정상치에 가까워질 때까지 약물로 치료해 준다. 이 때의 납중독의 증상, 혈중 납 농도치에 따라 칼시움 디소디움에데테이트(Calcium Disodium Edetate), 발(BAL),디-페니실라민(D-Penicillamine) 등의약으로 치료해 줄 수 있다.

납중독이 심하면 전신경련 또는 뇌 손상도 생길 수 있다. 이런때는 매니톨(Mannitol),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치료한다. 두개골강내의 뇌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을 때는 두개국부 절제술(頭蓋局部切除術)등으로도치료한다. 다량의 납을 먹은 후 납중독이 급성으로 생겼을 때는 위 세척으로 치료를 해 주고 설사를 하게해서 위 속에 있는 납을 배출시켜 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