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낭수종
정의
음낭수종이란 음낭 안에 물이 차서 불룩하게 보이거나 만져지는 것을 말합니다. 한쪽 음낭에 생기는 경우가 흔하지만 양쪽에 생기기도 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음낭 안의 고환을 둘러싸고 있는 고환초막이라고 하는 막 사이의 공간에 물이 고여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소아에서 흔히 발견되는 질환입니다. 음낭수종은 액체가 고인 초막이 음낭에만 국한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고환 상부까지 확장되어 사타구니나 음낭 상부에서 만져지기도 합니다. 어린 소아에서는 복부와 연결되어 있는 교통성 음낭수종이 대부분이고, 성인에서는 비교통성 음낭수종이 흔합니다.
원인
1) 교통성 음낭수종의 원인
엄마 뱃속에 있는 태생기 동안에는 고환은 태아의 복강 안에 있습니다. 임신 후반기에 고환이 음낭 쪽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초막돌기라고 불리는 복막의 일부와 함께 내려오게 됩니다. 고환을 둘러싸는 부분은 고환초막이라고 부릅니다. 이후 고환이 음낭 내에 자리를 잡고 초막돌기는 막히는 것이 정상적인데, 이 초막돌기가 막히지 않으면 초막돌기를 통해서 아기의 복강 안에 있던 장액 (이것은 정상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다)이 음낭 내의 고환초막 안으로 자유로이 출입을 하게 되고, 이를 교통성 음낭수종이라 합니다.
즉 아이의 복강과 음낭에 연결통로가 남아 있어 이를 통해 음낭에 물이 고여 커지는 것입니다. 간혹 음낭의 윗 부위에 팽팽하게 만져지는 정삭 음낭수종도 생기는데, 이것은 초막돌기의 중간부위에 물이 고여 있는 것입니다. 같은 기전으로 생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숙아, 저체중아, 잠복고환 등에서 선천적으로 초막돌기가 열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많은 신생아에서는 초막돌기를 통하여 음낭과 복강 사이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심하게 운다거나 만성 기침이나 변비로 복압이 올라가는 경우에 복수가 음낭으로 내려와서 음낭수종이 발견됩니다. 다행히 이러한 초막돌기는 출생 전후나 만 1세 이내에 저절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비교통성 음낭수종의 원인
후천적으로는 고환염이나 부고환염 같은 염증성 질환이나 손상, 종양 등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인에서는 고환을 둘러싸는 고환초막의 액체분비와 흡수의 불균형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증상
대개의 경우 음낭수종은 증상이 없습니다. 어린 유아의 경우 부모가 목욕시키다 한쪽 음낭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것을 발견하여 병원을 찾고, 청소년이나 성인에서는 고환이 커졌다고 음낭종양으로 오인하여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
음낭수종은 물혹처럼 만져지고 통증이 없어서, 대개 아기를 목욕시키는 도중이나 옷이나 기저귀를 갈다가 발견하여 병원에 오게 됩니다. 영유아에서는 복압의 변화에 따라서 음낭수종의 크기가 커졌다가 작아졌다 하기도 하고, 때로는 음낭이 너무 팽팽하게 커져서 고환을 만지기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나이 든 소아에서는 낮 동안 커지다가 잘 때나 밤에는 작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1) 신체검사
음낭수종은 전문의가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보면 어느 정도 진단을 하게 됩니다. 신체검사로 정삭 주위에서 고환초막돌기를 만지면 비단을 비비는 듯한 느낌이 나는데 이것을 ‘비단 장갑 징후’라고 하는데, 이것은 검사의 정확도가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만 진단에 도움을 주는 소견입니다.
2) 투과조명검사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비뇨기과 의사가 음낭에다가 작은 손전등으로 빛을 비추어보는 검사를 하게 됩니다. 이때 빛이 잘 투과되면 커진 음낭 안에 물이 찬 것을 알 수 있어 음낭수종으로 쉽게 진단하게 됩니다.
3) 초음파검사
탈장이 동반된 경우나 고환 종양이 있는 경우, 또는 음낭 안에 혈액이 고인 경우는 빛이 잘 투과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다른 질환들을 감별하고 음낭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고자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치료
1. 수술적 교정
교통성 음낭수종에서는 음낭과 복강이 연결되어 있는 통로인 초막돌기를 막아주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초막돌기는 대개 1세 이전에 자연적으로 막히고 음낭수종이 흡수되기에, 아기가 첫 돌이 될 때까지는 기다려보는 것이 좋고, 만약 그 이후에도 음낭수종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만 1세 이후에는 초막돌기가 막힐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교통성 음낭수종은 복강과 연결되는 통로가 있는 사타구니 부위(팬티라인 근처의 살이 접히는 부위)에 작은 절개를 한 후, 초막돌기인 막을 다른 구조물과 분리하여 묶어주는 고위결찰술을 합니다. 대개 수술 후 다음날 바로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한 수술입니다만 입원과 마취가 필요하고, 드물게는 출혈로 인한 혈종이 발생하거나 고환위축이 오기도 하기 때문에 6개월-1년 간격으로 일정 기간 추적관찰을 합니다.
소아의 교통성 음낭수종은 1세 이후에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교통성 음낭수종에 탈장이 동반된다면 1세 이전이라도 수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초막돌기를 통해 음낭 내로 내려왔던 장이 다시 복강 내로 올라가지 못하고 끼이는 탈장 현상 생길 수 있고 이 경우 혈액순환이 부족해 장이 썩게 되면 장을 떼어내는 응급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음낭수종이 매우 커서 고환 혈류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거나 아이가 매우 불편해하는 경우 또는 외관상에 문제가 되는 경우에도 1세 이전에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성인의 음낭수종이나 비교통성 음낭수종의 경우에는 음낭 절개를 통하여 음낭수종을 초래하는 고환초막을 제거하여 더 이상 물이 고여 있지 않도록 합니다.
2. 천자 흡입
비교통성 음낭수종의 경우 간혹 주사기로 음낭 안의 물을 뽑아내는 방법인 ‘천자’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대개 곧 다시 물이 차게 되므로 근본적인 치료가 아닙니다. 더구나 유아나 소아에서처럼 복강과 연결된 경우에는 물을 뽑아도 곧 다시 물이 차오르기 때문에 ‘천자’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더욱이 바늘로 천자할 때 고환이나 정관, 고환으로 가는 혈관에 손상을 주게 되면, 음낭 안에 피가 고이거나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확실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음낭수종의 크기가 매우 커서 혈류장애의 위험성이 있다든지 아이가 매우 불편해 하는 경우 또는 고환이 잘 만져지지 않는 경우에는 천자하여 크기를 일시적으로 줄이거나 고환을 만져볼 때 시도할 수는 있습니다.
3. 반대쪽 음낭에 대한 검사
1세 이전의 영아기에는 음낭수종이 있는 쪽뿐만 아니라 반대쪽에도 초막돌기가 열려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대쪽에 음낭수종이나 탈장이 지금은 보이지 않더라도 나중에 발견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은 반대쪽의 음낭이 부풀어 오른 적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고, 1세 이전에 수술을 고려하고 있는 소아에서는 임상증상이 없더라도 반대쪽도 같이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 세 이후에 나이가 들수록 양쪽에 다 문제가 있는 빈도는 낮아지므로 모든 환자에서 반대측을 동시에 수술하는 것은 불필요합니다. 최근에는 반대쪽의 음낭수종이나 탈장의 동반이 의심되는 경우, 음낭수종에 대한 수술 시 수술 절개창을 통해 복강경을 이용하여 반대쪽의 초막돌기 개방 여부를 검사하여 반대쪽에 대한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합병증
음낭수종의 경우는 대개 응급으로 수술할 필요는 없으므로, 환아의 전신상태가 좋을 때 수술하게 됩니다. 어린 소아의 경우는 감기 등이 있을 때는 마취와 연관된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증상이 충분히 호전된 후 수술을 하게 됩니다. 음낭수종 수술 후에 합병증은 잘 생기지 않지만, 간혹 출혈에 의한 혈종이나 음낭수종의 재발, 정관 손상이나 고환위축 등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합병증은 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