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유통기한 임박한 타미플루 지원?..."7년 남았다"

[바이오워치]

[사진=타미플루]

정부가 북한에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스위스 로슈 사의 오리지널 약으로 보내기로 한 데 대해 일부 언론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약을 보내기로 한 것"이라고 정부 편을 들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넷 언론 뉴스톱' 등의 '가짜뉴스 공방' 중에 드러났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실은 28일 "남북협력TF팀에 질의한 결과 북한에 보내는 타미플루는 정부 비축분 가운데 2016년에 구입한 약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TF팀이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된 제품을 보낸다는) 뉴스가 사실과 다르지만 대북 지원 제품의 구입 연도를 외부에 밝히기 어려워 언론대응은 신중 검토하고 있다"고 회신했다는 것.

이 의원은 코메디닷컴의 "북한 요구대로 스위스 타미플루 공급… 제약업계 술렁" 기사를 사회관계망(SNS)에 올리면서 "북이 원한다고 스위스 타미플루 조공하는 정부"라고 비판했고, 일부 보수 언론들은 이 의원의 발언을 보도했다.

그러자 반대편 언론에서는 '팩트 체크'를 통해 “정부는 2009년부터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있어서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된 제품을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며 이 의원을 비난했다. 이들 언론은 "이 의원은 정부가 유통기한이 다 된 것이나 지난 것을 주면 또 거기 대해서 비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언주 의원실이 일부 언론의 '팩트 체크'에 대한 '팩트 체크'에 들어갔던 것.

[사진=보건복지부 남북협력TF팀이 이언주 의원실로 보내온 답변서]

질병관리본부와 한국로슈 등에 따르면 타미플루 유통기한은 10년으로 2009년 구매 분은 유통기한이 올해(2018년) 중으로 끝난다. 반면 2016년에 구매했다는 로슈 타미플루 유통기한은 최소 7년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그동안 "시의성(동절기)를 고려해 비축제품을 선지원한 뒤 남북협력기금으로 신규 규입해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은 정부가 2009년부터 타미플루를 비축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긴급 지원하는 것으로 '팩트 체크' 없이 '합리적 추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 겨울에 급히 쓰일 약을 보내는 것인데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 대신에 굳이 2016년 오리지널 제품을 제공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TF팀은 이 의원실에서 제품 선정 때 북한의 요구사항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묻자 “협의 시 제품명(타미플루)이 언급되었으나 특정 제품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타미플루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사가 개발해 스위스 로슈 사가 판매하고 있는 독감 치료제의 제품명으로, 성분명은 오셀타미비르다.

앞서 보건복지부 공무원은 코메디닷컴 바이오워치팀과의 취재 당시 "북한이 로슈 타미플루를 원했다"고 말했다. TF팀은 이 의원실에서 제품 선정과 관련한 부처 심의 회의록을 요구하자 "별도 부처 심의 회의록이 없다"고 회신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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