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사 임세원을 떠나보내며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283호 (2019-01-07일자)
참의사 임세원을 떠나보내며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더니, 아름다운 사람은 하늘이 빨리 데려 가는가 봅니다. 지난주 우리는 참 좋은 의사를 떠나보내야만 했습니다.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강한 피해망상증이 의심되는 조울병 환자의 칼부림에 희생되면서도 간호사와 주위 사람의 위험을 걱정했던 의사였습니다.
누구보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슬퍼했습니다. 고인에 대한 추모 물결을 알린 코메디닷컴의 기사에서는 ‘슬퍼요’ 클릭이 900건에 육박했고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슬픔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댓글이 적지 않았습니다. 장례식장을 지켰던 권준수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이사장은 “조문객 중 5명 가운데 1명이 환자였다”면서 “고인이 정말 가슴이 따뜻한 좋은 의사였다는 것을 또 다시 확인하면서 코끝이 시큰했다”고 전했습니다.
고인은 허리의 만성통증으로 우울증에 시달려서 자살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자신의 아픔을 바탕으로 자살 예방에 매진했으며 자살예방을 위한 명저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펴냈습니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환자를 보다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것이지요.
유족은 얼마나 가슴 아플까요? 그러나 의연했습니다. 고인의 어머니는 장례식 때 눈물을 머금고 “바르게 살다 가 줘서 고맙다.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유족들은 부의금을 병원에 기부해서 정신과 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연구에 쓰도록 했습니다. 또 “고인의 죽음이 의료진의 안전 확보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마음의 고통을 겪는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 없이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는 환경을 꿈꾼 고인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의료진에 대한 보호에 무감각했던 현실과 정신질환에 대해 의료진의 견해를 무시한 입법의 결과일 겁니다. 평소 우리사회에 만연한 폭력 숭상주의가 환자의 무의식까지 침투했을 수도 있습니다. 급속히 번지는 자기중심주의, 피해망상주의의 파편이기도 합니다.
뒤늦게 정치권에서는 의료진의 안전과 정신질환 환자의 안전한 치료를 위한 법안들을 발의하고 있습니다. 제발 이번에는 제대로 법이 개정돼 철저히 시행되기를 빕니다. 아울러 의료인에게 폭언, 폭행, 성추행 등 폭력을 일삼거나 무리한 마약성 진통제를 요구하는 환자에 대해서도 무조건 진료해야 하는 조항을 개정해서 의사들의 인권도 보장해주길 빕니다.
온라인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비난이 넘쳐납니다. 그러나 그것은 고인이 절대 원하지 않는 방향일 겁니다. 임 교수를 추모하는 환자들을 보면, 증명이 되고도 남습니다. 고인의 여동생도 “절대 살해범을 증오하고 정신질환자를 낙인찍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고인이 평소 주장해왔듯, 마음이 아픈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도록, 온 사회가 관심을 기울어야 합니다. 의사들을 믿어야 합니다. 몸의 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술이 필요하듯이 마음의 병은 격리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의사가 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때문에 의사의 진료권을 제한해서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로 번질 겁니다.
누구도 마음이 100% 건강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마음에 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은 남이 아니라 우리의 일입니다. 이제는 함께 좀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임 교수도 멀리 하늘에서 사람들의 마음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제대로 치료되도록 기도하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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