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FDA 허가' K-바이오 위상 드 높였다

[바이오워치] 2018년 뒤흔든 제약 바이오 톱 이슈 (上)

[사진=isak55/shutterstock]
2018년 제약 바이오 업계엔 빛과 어둠이 동시에 드리웠다. 연이은 기술 수출과 글로벌 판매 승인 소식으로 큰 도약을 이룬 반면, 회계 처리와 불법 리베이트로 홍역을 치러야 했다. 올 한 해 제약 바이오 업계는 어떤 이슈에 울고 웃었을까? <바이오워치>가 꼽은 '2018년을 들썩인 톱 제약 바이오 뉴스 8'을 소개한다.

1. 바이오 벤처 올해 최다 상장

바이오 벤처의 해였다. 올해만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올릭스, 네오펙트, 유틸렉스 등 바이오 기업 16곳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지난해(2017년)와 비교하면 3배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다 상장이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 벤처는 2016년 9곳, 2017년 5곳이었다. 면역 항암제 등 신약 개발이나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의료 기기, 유전체 진단 등 다양한 바이오 업종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동시에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 가치 평가에서 일정 수준을 받으면 적자 기업이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해 불확실성을 높였다는 것. 다수의 기술특례 상장 기업 주가가 공모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했다. 31일 정오 기준, 공모가를 상회한 기업은 엔지켐생명과학, 올릭스, 파멥신,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비피도 정도에 불과하다.

2019년에도 바이오 기업의 기술특례 상장이 예고돼 있다. 이미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압타바이오, 수젠텍, 젠큐릭스 등이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청구 일정을 조율 중이다.

2. 연이은 기술 수출...오픈 이노베이션 열기 활활

제약 바이오 기업은 올해 굵직 굵직한 기술 수출 소식을 전했다. 얀센과 1조400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유한양행은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이라는 쾌거를 기록했다. 코오롱생명과학도 일본에 6700억 원 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했으며, 동아에스티 역시 미국 제약사와 2000억 원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바이오 벤처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누적 기술 수출 계약 규모만 1조2400억 원에 달한다.

제약사 간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대규모 기업뿐 아니라 바이오 벤처까지 다양한 방식의 기술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 성공 배경으로 바이오 벤처와 다국적 제약사를 연결하는 링커(Linker) 역할을 강조했다. 바이오 벤처의 유망 기술을 도입해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 수출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이 유망 후보 물질을 발굴, 도입해 개발에만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비즈니스 모델 방식의 기술 수출도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사례가 이에 속한다. 이 때문에 한때 에이비엘바이오 파트너사인 미국 트리거 테라퓨틱스(TRIGR)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트리거는 NRDO 사업 모델”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3. 줄줄이 승인...글로벌 위상 드높인 K-바이오

올해 국내 바이오 기업 의약품이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을 받으며 K-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허쥬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지난 11월과 12월 연달아 받았다. 이로써 셀트리온의 대표 제품인 램시마를 포함해 바이오시밀러 3종이 모두 미국에 진출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11월 에이즈 개량 신약 테믹시스 역시 미국 승인을 받음으로써 글로벌 톱 바이오 제약 기업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0월 글로벌 매출 1위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 임랄디를 유럽 전역에 출시했다. 당시 유럽 휴미라 물질 특허 만료로 5개 제약사가 동시에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내놓았고, 오리지널 휴미라 제조사인 애브비 역시 파격적인 가격 인하 선언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우려와 달리 임랄디는 2개월 만에 독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약 62%를 점유하는 등 빠른 속도로 유럽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신약의 연내 미국 진출도 기대됐지만, FDA의 승인 연기로 신약 성적표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SK바이오팜의 수면 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은 문구 수정 요구로 심사 마감 기한이 2019년 3월 20일로 연장됐으며, 한미약품의 표적 항암제 포지오티닙은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는 데 실패해 빠른 승인은 어렵게 됐다. 하지만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심사를 진행 중이며, 여기에 승인 신청 막바지에 도달한 한미약품의 롤론티스, 신속 심사 제도 RMAT 지정을 받고 임상 3상 마무리 단계에 있는 바이로메드의 VM202 등도 있어 K-바이오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4. 유전자 DTC 확대 시도했지만...여전히 제자리걸음

올해 국내 유전체 분석 업계는 시름만 하다 끝났다. 개인이 의료 기관을 통하지 않고 비의료 기관에서 유전자 검사를 직접 받을 수 있는 유전자 DTC(Direct-To-Consumer) 검사 확대 시도가 진통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발표한 확대 합의안은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1차 회의에서 사실상 폐기됐다. 12월 2차 회의 이후 확정된 소식은 인증제 시범 사업 실시로 기업 관리를 강화하고, 유전자 항목 확대는 추후 공청회 등을 통해 논의한다는 것이다.

2016년 유전자 DTC 검사를 처음 허용한 이후 현재 검사 가능한 항목은 체질량 지수, 혈당, 비타민 C 등 12개 항목 46개 유전자다. 업계는 미국, 일본 등의 사례를 들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빠른 규제 개선을 요구해왔다. 정부도 신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DTC 검사 항목 연내 확대를 공언했지만,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2019년에도 확대 항목 범위를 두고 격론이 예상된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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