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시작된 근시, 방치하면 안 돼요

[사진=Iren_Geo/shutterstock]

평소에 아이가 찡그리거나 고개를 기울인 채 앞을 바라보는 경우, 눈을 자주 깜빡이는 경우, 일정한 곳에 시선을 두지 못하고 눈을 자주 움직이는 행동을 한다면 소아 근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근시는 먼 곳을 바라볼 때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굴절 이상으로 먼 곳은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은 잘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영유아와 성장기 어린이는 눈이 불편해도 본래 그런 줄 알기 때문에 본인이 제대로 인지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로 인해 자신의 눈 상태를 부모에게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특히 성장기의 시력이 평생 시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모가 평소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근시 환자는 총 129만590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14세가 30만6542명으로 가장 많았고, 5~9세가 24만3444명으로 뒤를 이었다. 성장기에 해당하는 5~14세 환자가 무려 42.4%에 달했다.

근시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유아 및 어린이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근시는 성장기에 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근시 발생 원인으로는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뉜다. 예전에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환경적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사용하는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이 같은 생활환경이 근시를 발생시키거나 근시의 진행을 더욱 빠르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근시는 고도 근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도근시가 있으면 시력검사표의 가장 큰 글씨의 구별이 어려운 데다,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도 잘 보이지 않는 등 안경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다. 렌즈가 두꺼운 안경을 쓸 수밖에 없는데, 렌즈가 두꺼운 탓에 안경을 착용했을 때 상대적으로 눈이 작아 보이는 등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또한, 근시는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녹내장과 망막박리 등의 중증 안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있는 근시가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근시를 늦추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장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소아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새빛안과병원 소아안과 이경욱 진료과장은 "소아 근시는 한번 시작되면 성장이 멈출 때까지 진행되며 다시 예전의 시력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며 "이를 가볍게 여겨 그대로 방치할 경우 고도근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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