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강권하면 왜 위험할까? 암과 술의 관계 5

[사진=Jag_cz/shutterstock]
올해 송년회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술을 강제로 권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신 술 때문에 한동안 고생했다는 사람도 있다. 적당한 음주는 암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까?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암 발생도 달라질까? 술과 암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1. 술의 종류보다 음주량이 좌우

일반적으로 암 발생 위험은 술의 종류보다는 음주량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많이 마시면 몸에 해롭다는 의미이다. 술의 종류는 맥주, 소주, 막걸리, 양주, 포도주 등 다양하고 알코올 함량이나 성분도 다르다. 따라서 술의 종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다.

붉은 포도주의 경우 탄닌을 비롯한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적당량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막걸리에 항암물질이 발견되었다는 보도도 있지만, 과음을 하면 알코올의 해로운 점이 이러한 긍정적인 면을 넘어선다. 특히 암 발생 위험과 관련해서는 적정 수준의 음주란 없다.

2. 소량의 음주로도 암이 생길까?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음주는 1급 발암요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1-2 잔의 음주로도 구강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 발생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전에는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이 음주와 관련된 암 예방수칙이었다. 하지만 최근 개정된 유럽판 암예방수칙(ECAC)에서는 '어떤 종류의 술이든 마시지 않는 것이 암 예방에 좋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6년 '국민 암 예방 수칙'의 내용을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한두 잔의 소량의 음주도 피하기"로 개정했다. 소량의 음주로도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암 발생에 있어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고 단정하고 있는 것이다.

3. 술을 강권하면 위험한 이유는?

주위에서 '술에 약하다'는 평을 받는 사람이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회식 등에서 분위기 등을 이유로 술을 강권하면 위험한 이유다.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음주 후 귀가 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알코올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 나이, 성별, 인종, 체중, 운동량, 음주 전 음식 섭취량, 알코올 분해 속도, 약의 복용, 가족력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이 가운데 알코올 대사 속도의 차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효소와 같은 유전적 요인, 성별, 환경적-신체적-생리적 요인이 있다.

4. 얼굴이 쉽게 빨개지고 일찍 취하는 이유는?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ADH, ALDH 등)는 유전적으로 간에서 그 함량이 조절되며 효소의 성분에 따라 알코올 대사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은 같은 술을 마시더라도 얼굴이 쉽게 빨개지고 일찍 취하며 늦게 깰 수 있다.

알코올 분해 효소는 술을 자주 마실수록 약간 늘 수가 있다. 신입사원 때 술을 한 방울도 못 마시던 사람이 몇 년 후 "술이 늘었다"는 말을 듣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술을 잘 마신다는 '덕담'은 건강에는 결코 도움 되는 말이 아니다.

5. 여성은 술이 약하다?

알코올 대사 능력은 남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같은 음주량이라도 여성이 더 쉽게 취할 수 있다. 이는 주로 성호르몬에 의한 차이이며 여성은 월경주기에 따라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

여성은 음주로 인한 불안-우울감이 증가할 수도 있다. 특히 유방암 위험 요인 중 하나가 음주이기 때문에 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음주습관이나 음식섭취 등도 알코올 흡수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빈 속에 안주 없이 급하게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한다. 굳이 술자리에 참석한다면 식사를 충분히 한 후에 안주와 함께 천천히 술을 마시는 게 좋다.

    김용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