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에 '아기 만지지 마세요' 표시 유행, 왜?
최근 미국 아기 엄마들 사이에 유행하는 새로운 육아 트렌드가 있다. 유모차에 "우리 아기 건드리지 마세요(Please don’t touch my baby)"라는 문구가 적힌 태그를 다는 것이다.
아기를 건드리지 말라는 문구 아래에는 "어른에겐 별 것 아닌 세균이 우리 아이에겐 위협적일 수 있어요"와 같은 설명 문구도 함께 들어간다.
이 같은 표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있다. 면역력이 약한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필요 조치라는 의견과 부모의 과잉 대응이라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어떤 주장이 보다 일리가 있을까?
최근 한 전문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신생아에게는 이런 표지가 보호 차원에서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신생아는 외부 오염물질에 취약하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는 방어 시스템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 미숙아로 태어났다면 그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아기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어른에게는 감기 증상 정도에 그칠 감염증이 아기에겐 입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연쇄상 구균은 아기가 균혈증이나 뇌수막염을 앓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연쇄상 구균은 건강한 사람의 몸에도 존재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기에게는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생후 3개월 이하의 아기가 열이 난다면 감염증이 원인일 수 있으니 곧바로 병원을 찾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린이 이상 연령대에 이르면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일부 바이러스도 아기에게만큼은 치명적일 수 있다.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나 '파라인플루엔자'는 5살 이상의 아이에게 콧물이 나는 정도의 증상을 일으키지만 신생아에게는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바이러스는 가을이나 겨울철 더욱 극성을 부리니, 요즘 같은 시기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소아과의사인 한사 바르가바 박사는 아기의 안전을 위해 생후 2~3개월까지는 아기를 만지지 말라는 태그를 유모차에 붙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아기를 양육하는 사람에게는 다음과 주의를 당부했다.
1. 양육자는 아기를 만지기 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감기에 걸렸다면 아기 앞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2. 산모는 가능한 모유수유를 하도록 한다. 모유는 아기에게 영양분을 전달할 뿐 아니라 항체, 면역 인자, 효소, 백혈구 등을 전달해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3. 백신을 접종하라.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아기는 심각한 감염증에 이를 수 있으니, 이를 대비해야 한다.
4. 아기가 충분히 잘 수 있도록 도와라. 아기는 하루 평균 16시간 잠을 잔다. 수면은 면역계를 강화한다.
5. '만지지 마세요'라는 말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런 태그를 다는 것 역시 예민하거나 무례한 태도가 아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에게는 어른의 비위생적인 스킨십이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