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감기엔 '휴식'이 약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부모는 애가 마른다. 아직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제대로 표현할 줄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목이 붓고 코가 막혀 울고 보채는 모습을 생각해 보라. 부모 마음은 갈래갈래 찢어진다.
그러나 약을 먹이지는 말 것. 미국의 뉴욕 타임즈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가장 좋은 처방은 약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이라는 소아과 전문의들의 조언을 소개했다.
아이가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린다고 해도 그것이 일반적인 감기로 인한 것이라면, 그 증상은 절로 치유된다. 뉴욕 대학교 의대의 쇼나 인 교수는 부모들에게 "약을 먹이는 대신 그저 아이를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면서 계속 물을 마시게 하라고 충고했다.
아이가 돌을 지났다면, 꿀물을 먹이는 것도 방편이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의대의 이안 폴 교수는 "의사들이 안심하고 추천할만한 어린이 감기약은 없다"면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인 약보다는 따뜻한 차에 꿀을 타 먹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지난 달,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기침약과 감기약에 대한 리뷰를 발표한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대학교 의대의 미크 반 드리엘 교수는 "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감기에, 그것도 어린이 감기에 특효가 있는 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부모들은 감기약에 명백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FDA)는 2살 이하 어린이의 경우, 의사의 처방 없이는 어떤 감기약, 기침약도 먹이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국 소아과 협회는 기준 나이를 6살로 상향 조정했다.
반 드리엘 교수는 "콜록대는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에게 우리 몸은 감기를 극복할 면역 시스템 갖고 있으니 일주일만 두고 보자고 설득한다"면서 "부모가 할 일은 아이가 혹시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독감에 걸린 것은 아닌지 관찰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가 고열이 나거나, 숨 쉬는 걸 힘들어 하고, 오한이나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에 가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처방은 60년 전과 동일하다. 감기에는 일주일 정도 푹 쉬면서 따뜻한 차나 국물을 먹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