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이냐 치료냐", 암에 좋은 의외의 식품 3가지
"암 환자가 고기를 먹어요? 채소나 과일 위주 아닌가요?"
대장암 환자의 보호자인 최영선(주부) 씨는 환자 식단에 육류를 넣으라는 의사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과도한 고기 섭취로 대장암에 걸렸다는데, 다시 육류를 먹으라니..." 최 씨는 암 예방에 좋은 음식과 치료에 도움 되는 음식을 혼동한 것이다.
동물성지방이 많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 등을 지나치게 먹으면 대장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암 환자가 되면 육류를 먹어야 한다. 왜 그럴까? 암 예방 및 치료에 도움 되는 식품들을 알아보자.
1. 소고기-돼지고기 등 육류, 암 치료에 도움
암 예방을 위해서는 육류를 절제하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항산화비타민, 섬유소, 파이토케미칼 등의 성분이 암 발생 위험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 환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을 받는 암 환자들이 채식 위주의 식사만 하면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송시영 연세대 의대 교수(소화기내과)는 "암 환자는 항암 치료나 수술, 암 자체에서 생성되는 악액질 유도 인자 때문에 영양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면서 "단백질 및 영양소를 적절히 공급받기 위해 암 환자는 고기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고 했다. 힘든 암 치료 과정을 견디기 위해서는 육류 섭취로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암 환자들이 경험하는 '악액질'(영양 불균형 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입맛이 없더라도 체력 보충을 위해 적절한 육류를 먹는 것이 좋다. 끼니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를 비롯해 생선, 달걀, 두부, 콩, 치즈 등 단백질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2. 만성 간 질환 환자가 왜 커피를 마셔야 할까?
커피의 효능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엇갈린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커피가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확인이 됐고, 의사들이 환자 진료 시 활용하고 있다.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는 지난 6월 커피가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항목을 의사들이 보는 진료 가이드라인에 포함시켰다. 커피에 포함된 항산화물질이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와 염증을 차단해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세포암종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는 커피가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B형 간염, C형 간염, 간 경변 등 만성 간 질환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간암학회는 이 같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논문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하루에 몇 잔을 마셔야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될까? 대부분의 논문에서 제시한 커피의 양은 설탕 등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3잔 이상의 블랙커피였다.
3. 견과류, 3기 결장암 환자의 재발 및 사망률 낮춰
호두, 아몬드 등 나무 견과류가 대장암의 일종인 결장암 환자의 재발 및 사망률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다나-파버 암연구소(보스턴), 하버드 의대 공동연구팀이 826명의 결장암 3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7년여 동안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매주 최소 57 그램 이상의 견과류를 섭취한 암 환자들은 견과류를 먹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암 재발률이 42% 낮게 나왔다. 이들의 암 사망률 역시 57% 낮은 수치를 보였다. 다만 이 같은 상관관계는 아몬드와 호두, 헤이즐넛, 브라질 넛, 피스타치오, 피칸 등 나무 견과류에서 나타나고 땅콩의 경우에는 관련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Nut Consumption and Survival in Patients With Stage III Colon Cancer: Results From CALGB 89803)는 미국 임상종양학회 학술지인 '임상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