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관계, 소녀 자살충동에 영향
어린 시절 학대받았던 10대 소녀의 경우,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을수록 자살을 상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연구진은 사회 경제적으로 빈곤한 가구의 평균 연령 14세 소녀 164명과 그들의 엄마의 관계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 남짓은 어린 시절 감정적, 신체적, 성적 학대나 부모에게서 방치된 경험이 있었다.
연구진은 10대 소녀의 답변을 토대로 어린 시절 학대의 경험과 모녀 관계의 질을 가늠했고, 엄마의 답변을 통해 모녀간 갈등의 정도를 측정했다.
당연히, 학대를 받았던 아이들이 자살을 떠올리거나 죽음을 상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대받은 경험이 없는 아이들의 12%가 자살을 떠올렸지만, 학대의 경험이 있는 경우 두 배가 넘는 27%가 그랬다.
아동 학대는 모녀 갈등을 증폭시켜 관계의 질을 악화시켰으며, 그로 인해 소녀들은 10대로 접어들면서 자살을 상상하는 경향이 컸다.
엘리자베스 핸들리 교수는 "어린 시절 학대나 방치를 경험한 아이들이 엄마와의 긍정적인 관계마저 붕괴하면 10대에 자살 성향이 훨씬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자살은 사고사에 이어 10~24세 청소년 사망 원인 2위다. 대개 10대 소녀들은 소년보다 자살을 상상하는 성향이 강하다.
자살을 자주 상상할수록 실제 시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살 상상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청소년 자살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이다.
핸들리 교수는 "엄마와 자식 사이 따뜻하고 일관된 관계는 아이의 정상적인 발달과정에 필수적"이라며 "이런 측면은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나는 청소년기에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Mother-Daughter Interpersonal Processes Underlying the Association Between Child Maltreatment and Adolescent Suicide Ideation)는 '자살 및 생명 위협 행동'(Suicide and Life Threatening Behavior)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