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대 최다 제네릭 승인...약가 인하 총력전
[바이오워치]
미국이 약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제네릭(화학 복제약) 승인을 늘리는 전략을 올해도 이어가며 역대 최다 제네릭 승인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종료된 미국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년간 971개에 달하는 제네릭 의약품을 최종 혹은 잠정 승인했다. 이는 역대 최다 승인(937개)을 기록한 2017년 회계연도 때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승인된 971개 제네릭 중 781개가 최종 승인, 190개가 잠정 승인을 받았다. 또한 전체 12%는 에피펜 등 제조가 힘든 복합 제네릭에 해당하며, 95개는 첫 제네릭 제품이다.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부 장관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역대 가장 많은 제네릭 승인으로 인해 경쟁이 촉진되고 약값 인하에도 큰 진척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공보험을 기반으로 정부가 약가를 직접 관리하는 한국, 유럽과는 달리 사보험 중심인 미국은 정부가 약가 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 민간 보험사 중심으로 약가가 결정되다 보니 같은 의약품일지라도 미국에서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실정이다.
2015년 '블룸버그'가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8개를 대상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가격을 비교한 결과, 리베이트 등 할인을 감안했음에도 미국 의약품 가격이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약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다양한 약가 인하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제네릭 승인을 늘려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자 하는 것도 약가 인하 유도 전략 중 하나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2014년 500개였던 제네릭 승인 개수는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를 위해 FDA는 지난해 제네릭 경쟁이 없는 의약품 목록을 제작했다. 특허 문제가 없으면서 제네릭이 3개 미만인 의약품에 대해 우선 심사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이어 '경쟁력 있는 제네릭 치료제(CGT) 지정'을 제도화해 경쟁이 없는 제네릭의 빠른 시장 진출을 도왔다.
물론 제네릭 승인을 늘려 경쟁을 촉진하는 전략이 실제 약가 인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실에서 의약품 가격이 제네릭 개수와 비례해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수의 제네릭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약가 인하를 위한 미국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스콧 고틀립 FDA 국장은 "환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의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처음 FDA 위원이 될 때부터 세워온 우선순위"라며 "더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한 제네릭 승인을 통해 환자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