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B형 간염 치료제 2종 효과 비교 "길리어드 더 우수"
국내 약 25만 명이 복용하는 만성 B형 간염 1차 치료제 효과를 비교한 결과, 테노포비어(제품명 비리어드, 길리어드)가 엔테카비어(제품명 바라크루드, BMS)보다 간암 및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세계 최초로 두 약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연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NECA는 2017년 테노포비어 혹은 엔테카비어로 치료받은 만성 B형 간염 환자 24156명을 대상으로 최대 5년까지 추적 관찰해 간암 및 사망·간이식 발생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만성 B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테노포비어와 엔테카비어 두 약제를 동일하게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두 약제 간 효과와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테노포비어를 복용한 환자군이 엔테카비어 복용군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 및 사망, 간이식 위험이 유의하게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노포비어 복용군의 간암 발생 위험은 연간 0.64%(100명당 0.64명)로 엔테카비어 복용군의 1.06%(100명당 1.06명)에 비해 39% 더 낮았다. 사망·간이식 위험은 23%(연간 0.36% 대 0.5%) 더 낮았다.
이 차이는 여러 통계학적 분석 방법을 적용했을 때와 간경변증 존재 여부 등으로 세분화한 소그룹 분석 결과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근거 확인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의 환자 진료 자료로 재검증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NECA는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경우, 테노포비어 혹은 엔테카비어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거의 평생 복용한다는 점에서 약제 복용에 따른 건강 영향을 파악한 이번 연구가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고 밝혔다.
NECA는 "테노포비어와 엔테카비어 두 약제 모두 간암 발생 위험 및 사망·간이식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으며, 다만 위험 감소의 정도에 있어서 테노포비어가 더 우월한 것"이라며 "관찰 연구의 한계를 고려해 추후 무작위 배정 임상 시험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책임자인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B형 간염 환자에게 더 큰 이득을 제공할 수 있는 1차 치료 약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최초의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 책임자 고민정 NECA 선임연구위원은 "의약품은 임상 시험을 거쳐 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실제 임상 자료(리얼 월드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며 "NECA는 앞으로도 국민 건강을 위해 공공 데이터를 신중히 활용한 실제 임상 근거(RWE)를 생성함으로써 보건 의료 의사 결정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암 학회지인 '미국의사협회 종양학회지(JAMA Onc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