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많이 쓰면, 살 빠질까?
골똘하게 생각에 잠기는 것만으로 칼로리를 더 태울 수 있을까.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장기다.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하루 에너지의 20%를 쓴다. 같은 무게의 근육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10배다. 말하자면 인간은 하루 320칼로리를 생각하는 데 쓰는 셈이다.
그렇다면 격렬한 정신적 활동으로 칼로리를 더 태울 수 있지 않을까? 예컨대 소파에 편하게 누워 TV를 시청하는 것보다는, 단어 맞추기 게임이나 수학 문제 풀기를 함으로써 칼로리 소비량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미국 주간지 ‘타임’이 전문가들의 대답을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론적으로 맞지만, 실익은 크지 않다.
수학 문제 풀기가 TV 시청과 비교하면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루 8시간 집중적인 인지 활동을 하면 별 생각 없이 빈둥거릴 때와 비교해 100칼로리 정도를 추가로 소모할 수 있다.
만약 악기 배우기처럼 청각, 시각, 촉각 등을 동원한 공감각적 인지 활동을 8시간 내내 한다면 200칼로리를 더 태울 수 있다. 그래 봐야 카페라테 한 잔 분량의 열량이다.
이는 뇌가 간접비용이 많이 드는 장기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가 소파에 기대어 쉬고 있을 때도 뇌는 쉬지 않는다. 그저 깨어있는 상태이기만 해도 두뇌는 끊임없이 주변의 정보를 취합하고 판단하며 본능적인 반응을 준비하고 있다. 즉, 흔히 말하는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도 두뇌는 많은 열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 알바니 대학교 이완 맥네이 교수는 “하루에 추가로 소비하는 칼로리는 적지만, 이런 생활을 50~60년간 유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면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한다는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