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마다 증가하는 치매, 치료제 개발 어려운 이유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노인 인구는 현재 약 720만 명이며 이중 치매 환자는 약 7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2050년에는 노인 인구가 1800만 명에 이르고 치매 환자는 30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인 지엔티파마 곽병주 대표와 분당서울대병원 김상윤 신경과 교수에 따르면, 뇌졸중은 53초에 1명씩, 치매 환자는 3초마다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병주 대표는 “뇌졸중은 53초마다 1명씩 발생하고, 치매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뇌졸중 및 치매 환자가 460만 명에 이르고, 2050년에는 1억 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상윤 교수도 “치매 환자가 엄청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는 3초마다 치매 진단을 받고 우리나라는 15분마다 진단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치매는 고령화 사회의 핵심 문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재 치매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퇴행성으로 인한 치매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치매 환자의 70%는 알츠하이머 증상을 나타낸다. 알츠하이머는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기능이 저하되는데,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시작되면 이미 상황이 심각해진 뒤다.
김상윤 교수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을 보이는 시기를 70세라고 가정하면 뇌 병변은 이미 20년 혹은 30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알츠하이머 질환을 앓더라도 뇌의 인지 기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무증상 기간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무증상 치매 환자를 구별해내고 찾아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무증상 상태에서 치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하지만 환자를 찾기 어렵다 보니 치료제 개발도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이다.
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 이건호 교수는 “치매는 무증상 환자를 상대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전조 증상 과정이나 치매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약을 개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학계는 치매에 걸리더라도 죽을 때까지 무증상 상태나 경증 상태로 살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하고자 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진행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올해(2018년) 2월 임상 증세가 전혀 없는 무증상 단계 치매를 스테이지 1(STAGE 1)으로 정의하고, 무증상 치매 대상 약물 효능 평가 척도를 증상이 아닌 바이오마커 기준으로 변경했다.
특이 바이오마커(Alzheimer’s continuum)를 뜻하는 A, 치매 바이오마커(Tau)를 뜻하는 T, 비특이적 바이오마커(Neurodegeneration)을 뜻하는 N을 합친 ATN 바이오마커라는 새로운 치매 분류 체계도 발표됐다. 이 가운데 A 바이오마커만 존재하거나 A 바이오마커와 함께 T 바이오마커 일부가 같이 존재하는 경우를 무증상으로 분류하게 된다.
이건호 교수는 “치매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무증상 단계에서부터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며 “결국 무증상 환자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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