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폭행, 가해자 3명 중 2명 음주 상태

전국 각지의 응급실 의료진 폭행 피해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응급실 폭행 가해자 대다수가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료진 폭행, 협박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번 자료는 2017년 한 해 발생한 의료 기관 기물 파손 및 의료인 폭행, 협박 사고 발생 현황을 전수조사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응급 의료 방해 사건은 총 893건이 발생했다. 응급 의료진들은 주로 폭행(365건), 위협(112건), 위계 및 위력(85건) 행위로 인해 피해를 보거나 의료 행위를 방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 의료 방해 피해를 가장 많이 본 의료인은 주로 여성이 많은 간호사 집단으로 전체 사건의 35.1퍼센트(254건)를 차지했다. 의사(23.1퍼센트), 보안 요원(15.8퍼센트), 병원 직원(15.4퍼센트)이 그 뒤를 따랐다.

특히 응급 의료 방해 가해자 67.6퍼센트는 음주 상태였다. 김승희 의원은 “전체 893건의 신고, 고소 건수 중 604건에 해당하는 가해자가 주취 상태”였다며 “의료인이 주취자에 의한 폭행 등에 두려움을 안고 의료 행위를 해야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응급 의료 방해 행위로 신고 및 고소된 가해자 대부분은 강력한 처벌을 받지 않았다. 전체 사건 중 처벌을 받은 사람은 93명이었고 이 가운데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해자는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폭행 등으로 응급 의료진의 진료 행위를 방해한 경우 가해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최근 응급실 의사 폭행 사건이 연이어 보도되며 보건 당국은 “관련 사법 기관에 적극적인 법 집행 협조를 요청하고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의료계는 정부 대책이 부실하다는 입장이다.

김승희 의원은 “의료진 폭행, 협박 행위는 진료 방해 행위로 이어져 자칫 다른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진=ozankutsal/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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