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어디까지 다를 수 있나? (연구)

쌍둥이, 어디까지 다를 수 있나? (연구)

몸매는 유전으로 정해질까? 생활습관으로 만들어질까?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연구진이 전혀 다른 인생을 30년 동안 산 52세 일란성 쌍둥이 남성을 비교 분석했다. 한 명은 철인삼종경기 선수이자 코치로 살았고, 다른 한 명은 트럭 기사로 살았다.

연구를 이끈 지미 베이글리 교수는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적으로 99% 같기 때문에 둘을 비교하면 외부 여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두 남성의 체격, 혈액, 심혈관 및 폐 기능, 골격 및 근육의 크기, 근력 등을 살폈다. 당연하게도 운동을 한 남성의 건강상태가 전반적으로 훨씬 좋았다. 체지방이 낮고, 휴식기 심박 수가 적었으며,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수치가 낮았지만, 심폐기능과 지구력은 강했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트럭 기사가 다리 근육은 더 크고 강했다는 것.

베이글리 교수는 "트럭 기사는 오랜 기간 무거운 짐을 옮긴 탓에 다리 근육이 더 발달했다"고 말했다. 반면 운동선수는 근육은 가늘었지만 앞으로 달려 나가는데 유리한 방식으로 발달했다.

특히 최대산소섭취량(VO2 max)의 측면에서 운동선수는 트럭 기사를 월등히 앞섰다. 최대산소섭취량은 심혈관 및 폐기능과 근육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운동선수의 최대산소섭취량은 실제 나이보다 20년이나 젊은 30대 평균치와 비슷했으나, 트럭 기사는 제 나이 수준이었다.

쌍둥이 중 운동선수는 트럭 기사보다 지근 섬유가 55% 많았다. 지근 섬유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대신 쉽게 지치지 않는 근섬유다. 베이글리 교수는 “몇 시간을 달려도 지치지 않을 ‘기계’같은 몸”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5년에 한 번씩 이들 쌍둥이 형제를 관찰, 둘의 노화 과정을 분석할 계획이다.

베이글리 교수는 "유전자는 바뀔 수 없으므로 예컨대 당신의 부모가 과체중이라면 당신 역시 날씬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연구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Muscle health and performance in monozygotic twins with 30 years of discordant exercise habits)는 유럽 응용 생리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실렸다.

[사진=Indigo Photo Club/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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