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낮은 담낭암, 왜 여성에 더 많을까

생존율 낮은 담낭암, 왜 여성에 더 많을까

건강검진에서 초음파검사가 늘면서 담낭(쓸개)에서 혹이 발견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 혹이 담낭암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담낭암은 5년 생존율이 낮은 악명 높은 암인데,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더 많다. 담낭암에 대해 알아보자.

1. 여성 호르몬과 담낭암

쓸개(담낭)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담낭암이라고 한다. 환자의 남녀 성비는 0.7대 1로 남성 1,069건, 여성 1,442건으로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위암 환자의 남녀 성비 2대1, 대장암의 1.5대1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담낭암 여성 환자가 더 많은 이유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국립암센터 등에 따르면 여성 호르몬이 담즙(쓸개즙)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촉진시키고, 이것이 담낭결석의 생성을 촉진해 담낭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2. 담낭암은 왜 생존율이 낮을까

담낭암은 예후(병을 치료한 뒤의 경과)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담낭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9.1%에 머물러 있다. 대장암 76.3%, 위암 75.4%, 간암 33.6%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췌장암의 10.8%에 비해서는 높지만 치료가 힘든 암 중 하나로 꼽힌다.

담낭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담낭은 근육층이 부족해 암이 생기면 주위로 잘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담낭 주위에는 중요한 장기들이 많은데 그 쪽으로 암이 퍼지면 치료가 힘들 수밖에 없다.

3. 담낭 용종이 발견된 경우

건강검진의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담낭 용종(쓸개혹)이 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비만 등으로 인한 콜레스테롤 용종은 크기의 변화가 거의 없고 악성으로 진행하지 않아 특별한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악성 용종의 경우 수술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진행성 담낭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담낭 용종은 크기가 1cm 이하인 경우에도 악성 용종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전문의와 상담해 크기의 변화를 관찰하는 등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이상협 서울대병원 교수(소화내과)는 “일부 담낭 용종은 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나 용종에 대한 조직 검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종양의 크기, 모양, 성장 여부 등을 관찰해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담낭 용종의 크기가 크거나, 무경성 용종, 담석이 동반된 경우에는 악성의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담낭절제술에 대해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했다.

4. 체중 감소와 복통, 늑골 통증에 주목

담낭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다. 증상이 나타나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다.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간 기능 수치의 이상으로 담석증을 의심해 정밀 검사 후 담낭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체중감소, 피로, 메스꺼움, 구토 증상이 나타나며 상복부와 오른쪽 늑골 아래의 통증이 생긴다. 담석이 있는 경우 반복적인 심한 통증이나 오른쪽 등으로 퍼지는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담낭암이 진행되면 담즙의 흐름이 차단되고 혈액 내 빌리루빈의 수치가 높아져 담관폐쇄로 인한 황달이 생기게 된다.

5. 담석증 예방에도 신경써야

담낭암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게 없고 환경적,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암과 달리 담낭암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 기준은 없다.

담낭 용종, 궤양성 대장염, 담관염 등의 질환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추적 검사와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담낭 결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담낭암 발생 위험이 5-10배 정도 높기 때문에 체중 감량 등을 통해 담석증 예방에도 신경 쓰는 게 좋다.

[사진=Elen Bushe/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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