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망 1위 폐암, 약을 더하면 좋다

국내 사망 1위 폐암, 약을 더하면 좋다

올해(2018년) 6월 1일 전 세계 종양학자와 제약 바이오 업계 눈길은 미국 시카고로 향했다. 1일부터 5일까지 제약 바이오 업계 최대 행사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는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각종 항암제 개발 현황과 최신 트렌드가 발표됐다. 25개 분과에서 900여 개의 발표가 이뤄졌다. 특히 3세대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는 면역 항암제는 단독 요법보다 병용 요법이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약사는 물론 연구자 임상에서도 각종 병용 요법이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항암요법연구회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박인근 교수(길병원 종양내과)는 "이전 ASCO에서는 면역 항암제 단독 요법 임상 결과가 많이 발표됐지만 올해에는 5800여 개 초록 가운데 244건이 병용 요법에 관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폐암과 관련된 연구 결과가 여럿 공개됐다. 폐암은 위암, 유방암, 대장암 등 다른 암보다 생존율이 낮아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폐암 사망률은 높다. 대부분은 폐암을 한 가지 질환으로만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을 묶어서 폐암이라 통칭한다.


폐암 치료 연구, 어디까지 왔나?

전 세계 연구자 가운데 많은 수가 폐암 치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비소세포 폐암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를 지나 비교적 최근인 2015년까지 오랜 시간 항암 치료 연구가 진행됐지만 좀더 확실한 치료법이나 예후가 개선되는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이후 MSD가 개발한 면역 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효과가 보고된 이후 3년 동안 큰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손주혁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는 "면역 항암제가 몇 년 사이 폐암에서 1차 치료에 활용될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했다"며 "이제는 이런 면역 항암제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연구 결과를 살펴보는게 의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면역 항암제 단독 요법 임상 연구뿐만 아니라, 면역 항암제와 억제제, 세포 독성 치료제 등 다양한 조합의 병용 요법 임상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면역 항암제가 PD-L1이 50% 발현한 폐암에서 효과가 좋다고 보고되고 있고 병용 요법이 효과가 더욱 우수하다는 연구가 이번 ASCO서 발표가 됐다.

병용 요법, 암 치료 패러다임 바꾼다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발표된 면역 항암제 단독 요법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단독 요법도 환자에게 상당히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그런데도 병용 요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독 요법에 비해 반응률과 무진행 생존 기간 효과가 더 좋기 때문이다.

박인근 교수는 "이번 기조 연설에서 발표된 KEYNOTE-042 임상 연구가 대표적인데 면역 항암제 단독 요법과 백금기반 항암제 2제(병용) 요법을 비교한 연구"라며 "이 연구를 통해 면역 항암제 병용 요법이 단독 요법에 비해 반응률과 무진행 생존 기간이 증가한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면역 항암제 병용 요법 임상 KEYNOTE-189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면역 항암제와 백금 기반 항암제 병용과 위약과 백금 기반 항암제를 병용한 KEYNOTE-189 임상 결과 전체 생존 기간과 무진행 생존 기간 모두 면역 항암제 병용 치료군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것.

이 밖에도 면역 항암제와 항암제의 병합 임상인 KEYNOTE-407, IMpower131가 발표됐고, 면역 항암제 2개를 병합한 Checkmate-227, 면역 항암제와 항암제, 표적 치료제 병합 임상인 IMpower150도 발표돼 병용 요법의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박인근 교수는 "병용 요법은 반응률과 무진행 생존 기간뿐만 아니라 일반 항암 치료와 비교해 독성이 많이 높지 않고 충분히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폐암뿐만 아니라 방광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면역 항암제 병합 치료 임상이 진행되고 있어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ESB Professional/shutterstock]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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