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부르면 살 수 있을까?
감사원, '응급 의료 센터 구축 및 운영 실태' 공개
응급 의료 기관을 찾는 환자 수가 매년 1000만 명을 초과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에 달하는 높은 교통사고 발생률 등으로 응급 의료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감사원이 '응급 의료 센터 구축 및 운영 실태'를 공개하며 응급 의료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응급실
감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증 외상 환자가 발병 후 골든아워(1시간) 내 응급실에 도착한 사례는 39.9%에 불과했다.
골든아워 내에 응급실에 도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먼저 구급 헬기 조종사의 인력 부족을 들 수 있다. 2016년 9월 30일 전북 전주에서 소아 응급 환자 발생 시 전북소방항공대는 조종사 보유 기준 인원 6명이 아닌 4명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야간 당직 근무자는 1명에 불과해 긴급 출동 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
다른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2015~2016년 항공 안전 점검 결과 울산·광주·충북·충남소방항공대는 조종사 2인 미만으로 당직 근무를 하고 있어 야간에 응급 환자 발생 시 구급 헬기 출동이 안 될 우려가 컸다.
의사 없는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응급 환자의 이송 지연 외에도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되었느냐의 문제가 있다.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사망자의 비율인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30.5%(2016년)로 나타났다.
먼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이송하려면 다음과 같은 시스템을 거친다. 각 응급 의료 기관은 정보 관리자가 8시간마다 정보를 갱신하여 수용 불가 시 응급의료자원정보시스템에 즉시 반영한다. 응급 환자 발생 시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는 이 자료를 활용하여 이송 병원을 선정하면 119 구급대가 해당 병원으로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방식이다.
이번 감사 결과 2016년 9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위 시스템에 중증응급질환 진료책임자로 입력된 전문의 가운데 해외 체류 기록이 있음에도 '수용 불가'로 변경되지 않은 사례가 89%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119 구급대가 진료가 가능하다고 입력된 응급 의료 기관으로 환자를 이송했지만, 실제로는 진료 가능한 전문의가 없어 다른 응급 의료 기관으로 재이송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응급 의료 기관의 정보 관리자의 66.4%는 "의료진이 부재한 상황을 전달받지 못해 실시간 진료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병상 있는지도 파악 안 된다
전문의뿐만이 아니라 병상 또한 파악되고 있지 않았다. 2015년~2016년 6월까지 '병상 부족'을 이유로 응급 환자를 재이송한 경우 중 36.5%는 가용 병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 지침' 등의 규정에 따라 다른 의료 기관으로부터 중증 응급 환자의 전원을 요청받은 경우 위 지침에 규정된 사유가 아니면 환자를 수용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전원을 미수용한 468건 중 130건이 '중환자실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그중 73.1% 잔여 중환자실 병상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Vadim Ratnikov/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