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vs. SK케미칼, '프리미엄 백신' 전쟁

GC녹십자 vs. SK케미칼, '프리미엄 백신' 전쟁

한국 백신 시장을 이끌고 있는 GC녹십자와 SK케미칼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최근 프리미엄 백신 개발을 위해 법인 설립이라는 칼을 꺼냈다.

SK케미칼, 다양한 프리미엄 백신 개발 착수

SK케미칼은 자사가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의 활약에 고무된 상태다. 스카이조스터는 지난해(2017년) 12월 세계에서 두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개발된 대상포진 백신이다.

스카이조스터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를 약독화시킨 생백신이다. 해외 전문 비임상 시험 기관에서 안전성을 입증하고 나서 국내에서 약 5년간 임상을 진행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1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지난해(2017년) 출시된 스카이조스타는 출시 2개월 만에 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4월 초에는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스카이조스터가 시판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진입 단계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도 "스카이조스터가 시장에 삐른 속도로 안착했다"며 "올해 국내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케미칼은 대웅제약과 스카이조스터 공동 판매 계약도 체결한 상황. 대웅제약은 강점이던 종합병원과 일반 병의원 영업 마케팅 인프라를 통해 스카이조스터 시장 확대에 나선다.

특히 SK케미칼은 스카이조스터 성공에 힘입어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전력키로 했다. 이를 위해 백신 전문 법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칭)를 설립했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 기반 프리미엄 백신 개발 전략을 지속 추진, 국내 마켓 리더십 강화와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폐렴구균 백신 13가를 개발 중으로 소아 임상 3상이 진행중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출시를 예상하고있다. 또 로타 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백신도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고 수두,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백신도 함께 개발 중이다.

GC녹십자, 동종 최고 대상포진 백신 개발 천명

GC녹십자도 프리미엄 백신 개발을 위한 법인 설립을 천명했다. 21일 GC녹십자는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하고 차세대 백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실 GC녹십자는 세계 최초 대상포진 백신인 MSD 조스타박스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SK케미칼의 스카이조스터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을 독점했다. 하지만 스카이조스터의 활약과 현재 8억 달러(약 8700억 원)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대상포진 백신 글로벌 시장이 10년 내 약 2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GC녹십자가 최고의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것은 동종 최고 대상포진 백신 개발을 위해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다는 점. 여기에는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미국이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기준을 적용해 의약품 허가를 내주는 국가일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백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특히 GC녹십자는 기존 제품 대비 한 세대 진일보한 기술적 경쟁력을 가진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MSD 조스타박스와 SK케미칼의 스카이조스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GC녹십자는 "기존 백신과 유사해 가격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후발 제품으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상용화까지 기간을 고려, 동급이 아닌 동종 최고 제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큐레보는 올해 하반기에 GC녹십자와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CRV-101(GC녹십자 프로젝트명 : MG1120) 미국 현지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미국 감염병 전문 연구 기관 이드리(IDRI : Infectious Disease Research Institute)와 기술적, 인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세계적인 감염병 분야 석학이자 북미에서 대규모 임상을 이끈 경험이 풍부한 IDRI의 코리 캐스퍼(Corey Casper) 박사가 연구를 총괄할 예정이다.

[사진=gettyimagesbank.com]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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