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적정 음주량' 없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젊을수록 취약한 유방암, 그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보자.
유방암은 4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30대 젊은 여성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환자들은 예후(병을 치료한 뒤의 경과)가 좋지 않아 사망률이 높다. 이는 정기검진, 임신, 결혼, 음주 등과 연관이 있다.
1. 젊은 유방암 환자의 예후가 나쁜 이유
유방암은 나이가 들수록 환자수가 증가한다. 2017년에 발표된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유방암은 여성의 암 중 2위를 차지했다. 남녀를 합해 40대가 34.2%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30.6%, 60대 15.6%의 순이다. 남녀의 성비는 0.004대 1로 환자의 대부분이 여자였다.
특히 자녀가 없거나 적은 여성, 첫 자녀를 늦게 본 30세 이후 여성, 그리고 모유를 먹이지 않는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높았다. 30대 젊은 유방암 환자는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재발률이 높을 뿐 아니라 생존율도 낮아 더 치명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많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교수(유방내분비외과)는 “젊은 유방암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은 젊은 사람들은 유방암 검진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병이 진행된 이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유방암은 나이와 상관이 없는데, 젊은 환자들은 치료 후에도 생리를 다시 할 수 있고 임신, 결혼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어 나이가 많은 환자들에 비해 예후가 나쁘다”고 했다. 최근에는 젊은 환자들은 약을 더 오래 복용하거나 강한 호르몬 억제제를 쓰는 것으로 치료 방식이 바뀌고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2. 나도 유방암? 위험 요인 분석
유방암의 위험요인으로는 우선 고지방식으로 인한 비만, 음주, 방사선 노출, 가족력 등을 꼽을 수 있다. 호르몬과 관련해서는 이른 초경, 늦은 폐경, 폐경 후의 오랜 호르몬 치료, 모유 수유를 하지 않거나 첫 출산 연령이 늦은 것 등을 들 수 있다.
한쪽 유방에 암이 있던 사람은 다른 쪽 유방에도 암이 생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대장암이나 난소암에 걸렸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들에게서는 특별히 ‘이것 때문’이라고 할 원인을 찾기 어렵다.
가족력은 5~10% 정도인데, 어머니나 자매 어느 한쪽이 유방암 환자인 경우 둘 다 암이 없는 사람에 비해 유방암을 앓을 가능성이 2~3배된다. 어머니와 자매 모두 유방암 환자라면 그 위험성이 8~12배로 크게 늘어난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유전자 검사를 포함, 정기 검진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
3. 유방 통증은 유방암 증상이 아니다
유방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유방에 통증이 있더라도 유방암의 일반적 증상이 아니다. 대부분의 유방 통증은 유방암과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환자가 유방암을 처음으로 의심하게 되는 가장 흔한 계기는 유방에서 멍울(덩어리)이 만져지는 경우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올 수 있고 암이 진행되면 유방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지기도 한다.
4. 집에서 하는 유방암 검진 법
전문의들은 매달 유방 자가 검진과 함께 만 40세 이상 여성은 1~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술 및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집에서 개인이 하는 유방 자가 검진은 생리가 끝난 후 2~7일 후 유방이 가장 부드러울 때 하는 게 좋다. 폐경 여성의 경우 매월 특정 날짜를 정해 정기적으로 자가 검진을 해야 한다.
먼저 거울을 보고 유방상태를 관찰한 후 앉거나 서서, 그리고 누워서 손으로 만져 본다. 자가 검진 시 유방의 크기와 좌우 대칭 여부를 살펴본다. 덩어리나 함몰된 곳이 있는지, 피부 색깔의 변화, 부어오른 부위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어 유두의 크기와 모양, 방향, 분비물 여부도 잘 살펴야 한다.
5. 유방암 예방법
최근 결혼을 늦게 하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첫 자녀를 30대 초반 이후 낳은 여성들이 많다. 결혼을 해도 자녀를 낳지 않는 여성도 늘고 있다. 모두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자가 검진을 생활화하고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음주는 유방암의 매우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하루 두 잔 이하의 술도 유방암 위험을 높이고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위험성이 증가한다. 따라서 유방암과 관련해 적정 음주량은 없다. 약간의 알코올 섭취도 유방암의 위험요인이기 때문이다.
금연과 적절한 운동, 비만을 피하고 영양 상태를 알맞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능하면 30세 이전에 첫 출산을 하는 것이 유방암 예방에 좋은데, 요즘 만혼 추세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모유를 오래 먹이는 것도 권장된다. 가족력이 발생할 확률이 높을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해 항호르몬 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사진=Jacob Lund/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