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표정, 어떤 감정 담겨있나
모나리자는 과연 미소를 짓고 있는 걸까?
지난 수 세기 동안 미술 애호가와 비평가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시선과 표정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옅은 미소일까? 아니면 살짝 찡그린 걸까?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회화작품이다. 수많은 관람객의 감상평은 제각각이다. 예컨대 영국의 극작가 노엘 코워드 경은 ‘그녀는 좀 아픈 사람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언론인 월터 아이잭슨은 ‘사라질 듯 명멸하는 미소는 예술인 동시에 과학’이라고 평했다. 모호한 불확실성. 모나리자의 매력이다.
2005년 네덜란드 연구진은 감정 인지 소프트웨어로 모나리자의 표정을 분석했다. 컴퓨터가 내놓은 분석은 83%의 행복, 9%의 혐오, 6%의 두려움, 그리고 2%의 분노였다. 반면 인간의 지각은 복잡했다. 사람마다, 그리고 감상 시점에 따라 계속 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샌디에이고) 연구진이 다양하게 해석되는 모나리자의 표정에 관해 새로운 견해를 내놓았다. 결론은 감상자의 기분에 따라 무표정한 얼굴을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
연구진은 우선 뇌를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기관이 아닌, ‘예측하는 기관’으로 보는 최근 이론을 바탕으로 실험을 설계했다. 두뇌는 축적된 경험을 가지고 다가올 경험을 예측한다는 이론이다.
연구진은 우세안과 비우세안의 차이점을 실험에 이용, 감정의 잠재적인 경험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었다. 우세안이란 손발과 마찬가지로 작업에 주로 사용하는 눈을 말한다. 즉 오른쪽 눈이 우세안인 사람은 오른 눈이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중시한다. 반대로 비우세안이 받아들인 정보는 잠재의식 속에 스며든다.
연구진은 두 가지 표정이 담긴 사진을 여러 장 준비해 43명의 참가자에게 보여줬다. 사진의 반쪽은 중립적인 표정이었고, 나머지 반쪽은 미소를 짓거나 찡그린 표정이었다. 실험은 참가자의 우세안이 중립적인 표정을, 비우세안은 감정이 담긴 표정을 보도록 설계됐다. 사진은 아주 짧은 순간 스치듯 보여줬다.
사진을 보고 난 뒤 참가자들은 우세안으로 무표정한 얼굴을 봤음에도 비우세안이 본 표정에 따라 사진을 해석했다.
시걸 박사는 “인간은 외부 자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설계하는 성향이 있다”며 “배우자와 소리를 지르며 다툰 직후에 모나리자를 감상하면 평소와 다른 표정을 읽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Glen Scarborough/flick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