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대신 상대방을 보세요
휴대전화가 처음 나왔을 때, 대화 중에 전화기를 꺼내는 건 무례한 일로 여겨졌다. 정말 멋진 남자를, 식사 중에 다른 사람과 통화했다는 이유로 퇴짜 놓는다는 내용의 소설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를 만나건 손에 스마트 폰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현대의 풍경이란 그런 것이라고?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일련의 연구를 토대로 사람들이 눈앞의 상대가 아니라 스마트 폰에 주의를 빼앗긴 그 풍경에 만만치 않은 위험이 담겨 있음을 경고한다.
2016년의 연구에 따르면, 대화 중에 문자 메시지를 보거나 날리는 행동은 상대방에게 대화가 미진하다고 느끼게 만든다. 테이블에 휴대전화를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거리감을 준다는 2012년 연구도 있었다.
우리가 문자를 교환하고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는 것은 다른 이들과 연결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학자 엠마 세팔라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행동이 지금, 여기, 당신의 관계를 심각하게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의 한 연구는 스마트 폰이 부부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배우자가 스마트 폰을 보느라 나에게 소홀할 때 우울을 느끼며, 결혼 생활의 만족도 역시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는 스마트 폰보다 못한 존재?’ 그런 생각은 누구에게나 상처가 된다고 세팔라는 지적한다.
관계의 종류를 친구, 동료 등으로 다양하게 놓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화 내내 상대방이 스마트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면, 무시당했다고 여기기 쉽다. 기분이 나쁘고, 심한 경우 자기가 못나서 그런 게 아닌가 자책한다. 문제는 무시한 사람조차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지난달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친구 혹은 가족과 식사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들은 음식도 즐기지 못했고, 대화에도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산만했다고 토로했다. 그들은 평판도 나빴다. 엠마 세팔라는 “스마트 폰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예의가 바르다거나 매력적인 대화 상대라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식사하는 동안은 휴대전화를 보지 않는다, 같은 규칙을 만들어라. 그리고 반드시 지켜라. 집착이 심하다면 명상 같은 정신 수련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족이나 친지의 스마트 폰 중독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경우라면, 우선 인내심을 가져라. 동정심도 필요할 것이다.
[사진= Antonio Guillem/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