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단체 "수사 발표는 거짓, 고인 두 번 죽이는 것"
경찰이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A씨의 투신 자살 사건 수사 종결을 발표한 가운데 간호사 단체가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간호사연대·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오늘 20일 경찰 내사 종결에 대한 입장서를 발표했다. 간호사 단체 측은 "경찰은 마치 유가족 동의하에 수사가 종결된 것처럼 발표"했다며 "그동안 유가족은 병원 측 진술에만 의존하는 수사가 미흡하다고 생각하여 지속적으로 항의해왔으며 경찰조사 결과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9일 유족·동료 간호사·병원 관계자 등 17명을 조사하고 A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분석한 결과 "A씨의 죽음과 병원 내 괴롭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태움 가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한 바 있다.
간호사 단체 측은 "과연 경찰은 태움이 실체를 가지고 눈에 보이는 형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들은 "태움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학대"라며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하는 사람들이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명분 아래, 엄격한 교육이라는 애매한 테두리 안에 언제든지 가해자라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사 단체 측은 "서울 아산병원은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경찰과 검찰은 다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건 당국에 대해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 인력 충원과 법 제도 개선 등 구조적 체계를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오는 24일 오후 6시 서울 아산병원 인근 성내천 육교에서 A 간호사의 추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