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하는 대학생, 한 번에 ‘10잔 이상’ 많아
우리나라 대학생의 음주 실태에 관한 대규모 설문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대학생은 일반 성인과 비교했을 때, 1회 음주량이 많았다. 남학생, 여학생의 3분의 1이 1회당 10잔 이상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보건 정책 및 관리 연구소가 지난 20일 대학생 음주 실태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대학 및 전문대학 82곳의 재학생 50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 조사에는 대상자의 평소 음주량, 음주 상황과 관련된 개인적 사회적 요소, 캠퍼스 내 음주 관련 정책에 대한 질문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평소 음주율은 일반적인 20대 성인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월간 음주율(최근 12개월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분율)은 남학생이 78%, 여학생이 72.9%로 대부분의 학생이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경험이 있었다. 19세에서 29세 성인의 월간 음주율은 남성이 76.8%, 여성이 64.1%였다.
연간 음주 빈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학생 가운데에는 월 2~4회 음주하는 학생의 비율이 남학생 39.1%, 여학생 40.8%로 가장 높았다. 이와 비슷하게 19세에서 29세 성인 집단에서도 월 2~4회 음주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남성 36.7%, 여성 3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만 대학생의 1회 음주량은 일반적인 성인보다 많았다. 남학생의 44.1%, 여학생의 32.8%가 술자리 1회당 ‘10잔 이상’ 마신다고 응답했다. 이는 20대 남녀 성인에 비해 각각 11.6%(남성), 15.3%(여성) 높은 수치다.
전체 성인과 비교하면 10잔 이상 마시는 대학생이 각각 22.2%(남성), 29.6%(여성)만큼 더 많아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한 번 술자리를 가질 때 폭음하는 대학생이 그만큼 많다는 뜻.
고위험 음주를 하는 비율도 높았다. 고위험 음주는 한 번 술자리에서 남자의 경우 7잔 이상, 여자의 경우 5잔 이상 마시며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경우를 말한다. 남학생의 23.3%, 여학생의 17.2%가 이러한 고위험 음주군에 속했다. 20대 여성(9.6%), 성인 전체(5.4%)에 비해 고위험 음주를 하는 여학생이 특히 많은 점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대학생의 1회 음주량, 고위험 음주 비율이 높음에도 대학생의 위험 인식 수준은 크게 뒤떨어져 있었다. ‘한 번 술자리에 적당한 음주량’을 묻는 질문에 대학생들은 ‘남자가 마실 경우 평균 8.2잔, 여자가 마실 경우 평균 5.8잔’이라 응답했다. 남자가 마실 경우 ‘10잔 이상’이 적당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26%로 가장 많았다.
한편, 캠퍼스 내 음주 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5.2%가 ‘전혀 알지 못함’이라고 답해 대학생 4명 중 1명 정도만이 캠퍼스 내 음주 정책을 인지하고 있었다.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대학생 집단은 사회의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대학 내 절주 정책을 통해 학생들이 대학 생활 동안 올바른 음주 행태를 습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