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야외 관람객'을 위한 건강 팁

평창올림픽 '야외 관람객'을 위한 건강 팁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야외 경기 관람객들은 추위에 더욱 단단히 대비해야겠다.

동계 올림픽 경기는 크게 설상, 빙상, 슬라이딩 경기로 나뉘는데, 피겨스케이팅이나 쇼트트랙과 같은 빙상 경기를 제외하곤 대체로 야외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선수는 물론 관람객들도 강추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11일 열리는 스노보드 경기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3시 35분 끝난다. 무려 5시간 35분간 야외 경기를 관람해야 한다. 해가 떨어진 이후 시작하는 경기들도 많다. 개막 날 스키점프는 저녁 9시 30분 시작돼 밤 11시 가까운 시간에 끝난다.

맹렬한 추위 속에서 장시간 야외 관람을 해야 하는 만큼 한랭 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동상, 동창, 저체온증 올 수 있어요

피부가 영하의 기온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연조직이 얼고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주로 손가락, 발가락, 코, 뺨, 귀 등 보온이 잘 안 되는 부위들이 그렇다. 조직 내 수분이 얼지 않고 괴사하지도 않으면 동창, 조직괴사가 일어나면 동상이다. 맹추위에 2시간 정도 노출되면 동상 위험이 높아진다.

동창이라면 손을 문질러 체온을 높이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세포 내 얼음이 생긴 동상은 문지르는 행위로 2차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문지르지 않아야 한다. 실내에 들어오면 가렵고 화끈거리는데,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해당 부위를 담가 녹이도록 한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 아이들은 체격 대비 표면적이 커 열손실이 크고, 노약자는 추위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져 영유아나 노인을 동반한 관람객들은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올림픽 열기에 취해 음주 후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음주는 우리 몸을 추위에 약해지도록 만들므로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저체온증이 오면 체온을 높이기 위해 몸이 떨리고 맥박과 호흡이 빨라진다. 이럴 땐 재빨리 따뜻한 장소로 옮겨가야 한다. 더 이상 몸이 떨리지 않고 의식이 희미해지면 위급한 상태에 이른 것이므로, 이런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노인은 심혈관질환, 골절 주의하세요

나이 든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겨울철은 고령층 사망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높아져 심장에 무리가 간다. 이로 인해 뇌졸중, 심장발작 등 각종 심혈관 질환의 위험률이 높아진다.

노인층은 면역력이 떨어져 몸속으로 병원균이 침투하기 쉬우므로 감기나 독감에 옮기 쉽다. 폐렴이나 기관지염처럼 보다 위험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독감 주사를 맞도록 한다.

야외 경기장은 눈길이므로 낙상 및 골절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기온이 낮아 근육과 관절이 경직된 데다 두꺼운 옷으로 활동성이 떨어져 더욱 넘어지기 쉽다. 고령층은 골절을 입었을 때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회복도 느리기 때문에 야외에 나가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어야 한다. 

옷은 이렇게 입으세요

두꺼운 옷 한 겹보단 얇은 옷 여러 겹이 보온 효과가 좋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를 2.5도 가량 높일 수 있다. 옷을 여러 겹 입으면 바깥 기온에 맞춰 혹은 실내에 들어왔을 때 상황에 맞는 두께로 옷을 입을 수 있으며 활동성도 높일 수 있다. 두꺼운 옷 때문에 땀이 나고 탈수증에 이르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조이는 옷은 혈액 순환을 방해해 혈압을 높여 심혈관 질환의 위험률을 더욱 높이므로 꽉 끼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바지는 넘어질 때를 대비해 스키복처럼 푹신한 것을 입는다. 

습도가 낮고 건조하면 정전기가 많이 일어나므로 미리 바디로션도 꼼꼼하게 발라준다. 모자, 장갑, 목도리, 마스크 등도 꼼꼼히 챙긴다. 손가락장갑보다는 벙어리장갑의 보온성이 높지만, 활동성을 고려하면 손가락장갑이 편하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춰 장갑을 준비하도록 한다.

신발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산화를 신거나 접지력을 높이는 미끄럼방지 패드나 아이젠을 활용한다. 신발이 헐거우면 발목을 삐거나 넘어질 확률이 높아지므로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되, 꽉 조이지 않도록 한다.

신발 때문에 통풍이 안 돼 땀이 나거나 눈으로 젖을 수 있는 양말은 예비로 여벌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핫팩을 준비해 배에 붙이고 차가운 야외 좌석에 앉는다면 엉덩이에도 붙인다. 단 맨살에 직접 붙이면 저온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옷 한두 겹 위에 붙인다. 담요를 준비해 바람을 막고 체온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령층 관람객은 이동 시 편의를 위해 지팡이와 같은 보조기구를 준비한다.

[사진=Merkushev Vasiliy, Newman Studio/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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