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 끙 앓는 소리, 코골이 아닐 수도
잠을 자면서 행하는 이상한 행동들이 있다. 심한 잠꼬대나 자면서 걷는 몽유병 등이 그렇다. 반면 코골이는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과연 그럴까?
잠을 잘 때 내는 소리가 전부 코골이는 아니다. 신음소리를 동반하는 호흡장애(catathrenia)가 있어도 잠을 자면서 끙끙대는 소리를 내게 된다.
국제학술지 ATS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에 실린 논문(Catathrenia: Strange Sounds In The Night)에 의하면 잠을 자면서 끙끙대는 소리를 내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0.3~0.5% 정도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라지쿠마르 다스굽타 의학박사에 따르면 보통 본인 스스로는 이런 증상이 있다는 것을 잘 눈치 채지 못한다. 그래서 침대를 함께 공유하는 사람이 이런 문제를 먼저 지적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코골이와 끙끙대는 소리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코골이와 어떤 차이가 있나
잠을 자면서 끙끙대는 것은 '사건수면(parasomnia)'의 일종이다. 잠이 들 때나 잠을 자고 있을 때 혹은 잠이 깨고 있을 때 하는 원치 않는 행동이나 생각이 사건수면이다. 잠꼬대와 몽유병도 사건수면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소리는 코골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원인은 다르다. 코골이는 숨을 들이마실 때 좁아진 기도를 지나는 공기가 목젖 등에 진동을 일으키면서 난다.
반면 끙끙대는 소리는 숨을 내쉴 때 일어난다. 소리는 대략 30초에서 1분간 지속되는데, 앓는 소리와 비슷하다. 미국수면협회에 따르면 코웃음을 웃거나 한숨을 내쉴 때도 이런 소리가 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 주로 일어나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얼굴 이상 형태증'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위험률이 증가한다. 상기도의 구조가 호흡을 내쉴 때 소리가 나는 형태로 이뤄져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또 렘수면일 때 이런 현상이 잘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성대와 상기도의 근육이 이완됐을 때 잘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스트레스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수영선수를 비롯한 운동선수들에게 좀 더 잘 나타나는 특징도 있다. 이는 깨어있는 동안 불규칙한 호흡법을 훈련하면 잠을 잘 때도 호흡이 좀 더 불규칙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행히 잠을 잘 때 끙 앓는 소리가 건강상 특별히 큰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피곤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신음소리가 아닌 코골이가 원인이라면 건강에 직접적인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코골이가 원인은 아닌지 확실히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Peter Titmuss/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