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은 왜 운동이 안 되죠?"
일은 일이고, 운동은 운동이다. 일은 몸이 상하고, 운동은 몸이 건강해진다.
노동이 전혀 운동이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근육을 강화하고 칼로리를 소모시키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부상과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노동과 운동은 우리 몸에 상반된 효과를 일으킨다. 운동은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지만, 노동은 근육이나 인대 등이 다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비틀린 자세, 휴식 부족, 반복성 등 탓
일단 자세가 다르다. 운동을 할 때는 인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바른 자세를 취한다. 반면 노동을 할 땐 무리해서 몸을 굽히고 비틀고 구부리고 쪼그린다. 이 같은 잘못된 자세가 반복되면 관절과 근육, 인대 등이 상하게 된다.
엉터리 자세는 통증을 유발하고 어깨, 허리 등이 상하는 근골격증으로 이어진다. 운동이 자세를 교정해준다면 노동은 자세를 망가뜨리고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운동과 휴식은 한 묶음이다. 운동을 한 뒤에는 충분한 쉬어야 한다. 영국 버밍엄대학교가 실험생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휴식을 충분히 취할수록 근육 생성이 잘 된다.
반면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하면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고 병이 나기 쉽다. 과로는 각종질환의 원인이 되는 만큼 과도한 육체노동은 해롭다.
중량물을 반복적으로 취급하는 택배기사 등의 직업군은 추간판이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는 '추간판 탈출증'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요통이 발생하고 다리 감각에 이상이 생겨 걷기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공구를 다루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도 건강상 문제가 생긴다. 전기톱이나 드릴처럼 진동하는 공구를 계속 사용하는 과정에서 '진동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손이나 팔로 집중된 힘 때문에 감각이 저하되고 따끔거리며 신경이나 근육이 손상을 입는다.
정적인 직업도 아프긴 마찬가지
하루 종일 글을 쓴다거나 서류철에 구멍을 뚫는 일, 요리를 하는 직업군은 전반적으로 몸을 쓰진 않아도 한쪽 부위를 집중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이들의 육체노동은 '상과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목관절의 폄근육과 굽힘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해 팔꿈치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하루 종일 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사무직 종사자들도 나름의 문제가 있다. 경직된 자세, 키보드와 마우스의 반복적인 사용 등으로 인해 목, 허리, 손목, 손가락 등이 상하며 이로 인해 '근막동틍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막인 근막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노동으로 인한 통증이 아직 만성화된 상태가 아니라면 휴식을 통한 자연 치유도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간 반복적으로 부하가 가해진 상태라면 만성화됐을 확률이 있다. 이럴 땐 병원을 방문해 약물 혹은 수술적 치료 등을 받아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노동은 운동과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휴식도 필요하다. 힘을 적절히 배분시킬 수 있는 요령과 바른 자세를 취하는 습관도 갖춰야 한다.
사무실 근로자라면 모니터 스크린과 눈의 거리를 45~60㎝정도 떨어지도록 두고, 정적인 부하가 가해지지 않도록 자주 일어나거나 걸으며 몸을 풀어주어야 한다. 노동과 별도로, 체력관리를 위한 운동도 해야 한다.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유산소운동을 가볍게 하고, 노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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