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7명, 존엄사 택했다

환자 7명, 존엄사 택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연명 의료 시범 사업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16일부터 연명 의료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2018년) 2월 4일 '호스피스 완화 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 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 의료 결정법)'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준비하는 과정이다.

시범 사업 시행 이후 지난 24일 오후 6시까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2197건, 연명의료계획서는 11건이 작성됐다. 연명 의료 중단 등 결정이 이행된 사례는 7건이다. 7명의 연명 의료 중단 또는 유보 환자는 연명 의료 중단 이후 모두 사망했다.

연명 의료 시범 사업은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및 이행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작성 등록으로 나누어 실시되고 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 임종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상담 후 작성 가능하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대 1 상담을 통해 작성된다. 1명당 통상 30분에서 1시간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원에서 이뤄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은 질병 안내와 임종 절차 상담이 함계 이뤄져, 다른 기관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성 건수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경우 시범 사업 실시 한 달 만에 2000건을 돌파했다. 세부적 성별로는 여성이 69%, 남성이 31%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70대가 748건으로 가장 많았고, 60대와 50대가 570건과 38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681건, 경기 608건, 충청 343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광주는 5건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는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등록 기관 지정 시 지역별 배분을 고려하고, 지역 보건소 및 공공 기관 참여를 독려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대한 접근권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말기 임종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명의료계획서는 총 11건이 작성됐다. 남성 7건, 여성 4건 이었다. 50개가 6건으로 가장 많았다. 질환별로는 말기 암 환자가 10명,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 환자가 1명이었다.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위해 의사들은 환자 1명과 통상 2~3회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담은 30분~1시간이 소요됐다. 상담을 진행한 건수는 44건인데 반해 실제 연명의료계획서가 작성된 건수는 11건이다. 보건복지부는 환자나 환자 가족이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연명 의료 중단이나 유보가 이뤄진 경우는 7건이었다. 이 경우 환자 전원이 사망했다. 보건복지부는 연명 의료 중단 결정이 곧 사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연명 의료를 유보 또는 중단 하더라도 사망까지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7건 가운데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한 연명 의료 유보는 2건이었다. 나머지 5건은 환자 본인의 의사 결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연명 의료 중단 또는 유보였다. 환자 가족 2인 이상의 진술에 따른 결정된 경우가 4건, 환자 가족 전원 합의를 통한 경우가 1건이다.

시범 사업은 1월 15일까지 진행된다. 1월 15일부터 연명 의료 결정법이 시행되는 2월 4일까지는 한시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없다.

한편, 이번 시범 사업의 근거가 되는 연명 의료 결정법은 연명 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이다.

대상이 되는 환자는 담당 의사와 전문의 1인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를 통해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히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이 임박했다는 판단을 받은 경우다. 이렇게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는 심폐 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 치료 효과 없이 환자의 임종 과정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중단하거나 유보할 수 있다.

다만 환자 본인이 의사 결정을 할 능력이 없을 경우 가족 2인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이나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 등을 통해 연명 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담당 의사와 전문의의 확인이 필요하다.

한편, 시범 사업에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으로 선정된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중심으로 총 1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및 이행은 10개 기관에서 실시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작성 등록은 5개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과 충남대병원은 연명의료계획서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사업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사진=Photographee.eu/shutterstock.com]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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