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세균, 식욕 증가시킨다

뱃속 세균, 식욕 증가시킨다

식욕이 강한 사람에게 “뱃속에 거지가 들어있냐”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농담처럼 하는 이 말이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의 장 속에 사는 일부 세균이 식욕을 높인다는 연구 논문(Metabolic Syndrome and Altered Gut Microbiota in Mice Lacking Toll-Like Receptor 5)이 2010년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이전에도 과체중인 사람과 비만인 사람들이 각기 다른 형태와 양의 미생물을 체내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몇몇 연구에서 제기된 바 있다.

미국 에모리 대학교 앤드류 지워츠 박사팀은 체내 미생물과 식욕의 상관관계를 알기 위해 뚱뚱한 쥐의 체내 세균을 몸 안에 미생물이 없는 갓 태어난 쥐에게 이식했다. 그러자 이 갓 태어난 쥐들은 더 많이 먹게 되고 장에 염증과 인슐린 문제를 겪게 됐다.

실험에 사용된 뚱뚱한 쥐들은 세균 때문에 체내 면역 시스템이 바뀌어 있었고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인슐린 문제 같은 대사 증후군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은 생후 며칠 안에 외부로부터의 세균으로 넘치게 되는 빈약한 소화 기관을 갖고 태어난다. 이 세균은 식욕 증진과 대사 증후군, 그리고 비만의 주범이라고 생각되는 약한 염증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뚱뚱한 사람이 더 많이 먹는 이유는 단순히 칼로리 높은 음식이 주위에 많아서가 아니라 체내 세균으로 인해 높아진 식욕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wichan/shutterstock]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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