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날갯짓이 심상치 않다

신라젠, 날갯짓이 심상치 않다

토종 바이오 벤처 신라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의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신라젠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산리젠과 펙사벡을 둘러싼 여러 호재들이 터져 나오면서 신라젠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1년 만에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가 8배 상승, 시총 1조→5조

신라젠은 지난해 12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기술상장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 제약 바이오 특유의 불확실성 때문에 신라젠의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하면서도 성공 가능성을 놓고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년여가 흐른 지금, 상장 첫날 1만2850원이었던 주가는 11월 14일 현재 8만9400원으로 8배 이상 상승했다. 1조 원이던 시가총액도 무려 약 5조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해 셀트리온과 함께 코스닥 대장주 노릇을 하고 있다.

신라젠을 이끌고 있는 문은상 대표도 덩달아 주식 부호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00억 원 이상 코스닥 주식을 보유한 65명의 주식 자산은 추석 연휴 직전 14조6044억 원에서 17조1265억 원으로 2조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문은상 대표 주식 자산 역시 같은 기간 2329억 원에서 4199억 원으로 80.3% 증가해 주식 부호 6위에 랭크됐다.

신라젠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에 추가됐다. MSCI 지수 정기 변경은 편입 대상 종목에 단기적인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신라젠의 이런 상승세를 펙사벡 글로벌 3상 순항 소식과 새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소식 등의 호재로 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펙사벡, 성공 스토리 쓸까?

업계의 분석대로 신라젠의 성장 배경에는 펙사벡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바이오테크 최초로 제약 메이저리그로 불리는 미국 시장에 항암 신약 상업화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신라젠을 코스닥 대장주로 이끌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대한민국 바이오 기업은 유전자 치료제 'VM202'를 개발 중인 바이로메드와 퇴행성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 미국 자회사 티슈진, 펙사벡을 개발 중인 신라젠이 있다.

그 가운데 신라젠은 개발 중인 펙사벡이 차세대 항암제라는 특성 때문에 더욱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표적 항암제는 치료할 수 있는 대상이 극히 제한적이고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 치료 효과가 급격히 줄어드는 단점이 있지만, 면역 항암제는 환자의 면역 체계를 이용해 큰 부작용 없이 면역 세포가 암 덩어리에 증식해 암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신라젠에 따르면 펙사벡은 조작된 천연두 바이러스가 암 환자 몸 안에서 암 덩어리를 찾아들어가 증식하면서 공격한다. 특히 정상 세포는 공격하지 않으며 암 세포가 다시 발생해도 면역 세포가 암 세포를 기억해 알아서 다시 공격하는 투 트랙 항암제이다.

또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면역 유도 물질을 발현해 여러 종류의 항암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바이러스의 자체적인 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다른 조작 없이 다양함 암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펙사벡은 현재 암젠의 면역 항암제 T-Vec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FDA 허가를 받기 위해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외에도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펙사벡을 이용해 간암, 신장암, 흑색종, 유방암 등 7개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펙사벡과 같은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를 다른 면역 항암제와 병용 투여할 경우 항암 효과가 높아진다는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유럽에서도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인데 유럽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프랑스 제약사 트랜스진이 미국과 유럽에서 1440만 유로(약 18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해 이를 펙사벡 임상 시험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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