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같이 써도 헤르페스 옮을 수 있나
입술은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감염되기 쉬운 부위다. 그렇다면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한 립스틱을 사용한 것만으로도 옮을 수 있을까.
최근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화장품 전문매장 세포라에서 립스틱 샘플을 이용한 고객이 세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매장에서 튜브 형태의 립스틱 테스터를 사용한 이후 헤르페스가 생겼다는 주장이다.
이 여성은 병원에서 헤르페스 감염 진단을 받았다. 입에 생기는 구강 헤르페스는 보통 1형 단순포진 바이러스(HSV-1)에 감염돼 생긴다. 입술 발진 혹은 단순 포진이라고 불리는 통증이 수반된 물집이 생긴다. 반면 음부 주변에 생기는 헤르페스는 성적인 접촉에 의해 2형 단순포진 바이러스(HSV-2)에 감염돼 생긴다.
헤르페스 감염은 이미 헤르페스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겉으로 물집이 드러나지 않는 잠복 상태의 사람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전 세계 70%의 사람이 HSV-2를 가지고 있지만 겉으로는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헤르페스에 감염됐다 해도 정확히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단 최근 눈에 보이는 명백한 물집이 있는 사람과 피부 접촉을 한 경험이 있다면 그 사람을 통해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는 추정은 가능하다.
그렇다면 립스틱처럼 사람이 아닌 사물을 통해서도 전염이 가능할까. 컵이나 수저처럼 입술, 잇몸 등이 닿는 물건을 통해서도 감염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헤르페스 감염으로 물집이 생긴 사람이라면 물집이 사라질 때까지 다른 사람과 이런 물건을 공유해선 안 된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전염병학과에 따르면 헤르페스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은 헤르페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 상태에 있는 사람과 입이 닿는 물건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즉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메이크업 테스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헤르페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여러 사람의 입술과 피부가 닿은 화장품 샘플을 사용할 땐 직접 피부에 도포하는 것보다 면봉이나 티슈에 발라보는 식으로 색깔과 질감 등을 확인해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사진=taly Studio/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