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식단과 치료 식단은 다르다
암 치료를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할까? 집안에 암 환자가 생기면 가족들은 식단 구성에 바짝 신경을 쓰게 된다. ‘집에서 해줄 것은 식사뿐’이라며 환자가 먹는 음식에 온 가족의 사랑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암 치료 중에는 영양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대한소화기암학회 송시영 이사장(연세 의대 학장)은 ‘소화기암 환자에서 왜 영양 문제가 중요한가?’라는 ‘제3회 소화기암환자를 위한 바른식단 캠페인’(21일 서울대병원) 주제 강연을 통해 “암 치료는 주치의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의 팀워크에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송 이사장은 “환자의 영양 상태가 좋으면 치료 과정에서 지친 환자의 체력을 유지하고 부작용 완화, 조직 분해 예방, 그리고 손상된 세포 재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항암약물치료 등은 모두 환자를 힘들게 하고 체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채식 위주의 식사만 하면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암 환자는 채소와 과일 뿐 아니라 육류도 먹어야 하는 이유다. 암 예방 식단과 치료 식단은 다른 것이다.
장진석 동아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날 “위암 예방을 위해 금연과 함께 짜거나 탄 음식을 먹지 말고 과일과 채소를 자주 섭취해야 한다”면서 “조기 위암은 완치율이 높지만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진으로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장암과 관련해 임윤정 동국대 일산병원 교수는 “빈혈에 몸무게가 감소하고 혈변이나 흑색변, 설사, 변비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있으면 대장암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잡곡밥, 견과류 등 고섬유소 식품을 자주 먹고 건강 체중과 적정 체지방량을 유지하면 대장암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최호순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췌장 용적의 감소나 췌장 효소분비 저하, 소화관 구조 변화, 영양 중 특히 잦은 지방식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심한 체중 감소 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화기암 수술 직후나 항암 및 방사선 요법을 진행 중인 환자의 원활한 회복과 부작용 극복을 위한 강연도 진행됐다 손정민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환자가 음식을 올바르게 잘 먹으면 치료에 대처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부작용을 더 잘 극복할 수 있다”면서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고 매일 먹고, 우유 및 과일 채소는 매일 1회 이상 섭취하되 패스트푸드 및 안전하지 않은 식품은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 치료 중과 치료 후 식단 구성도 중요하다. 김영란 서울대병원 임상영양사는 “환자가 좋은 영양상태와 면역력을 유지하려면 육류, 달걀, 생선, 해산물, 두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매 끼니 먹는 것이 좋다”면서 “나물, 김치 등 채소반찬은 환자의 소화력을 고려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 후에는 건강한 식습관과 적정체중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붉은 육류와 가공육류 섭취는 줄이고 잡곡, 채소, 과일, 콩류를 즐겨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날 김보은(삼성서울병원), 노민영(서울성모병원), 박효진(신촌세브란스병원), 이유진(국립암센터), 최정현(고대안암병원) 등 임상영양사들이 소화기암 전문의들과 함께 암 환자와 가족,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영양 및 진료 개별 상담’을 무료로 진행했다.
한국임상영양학회 서정숙 회장(영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소화기암 환자의 바람직한 식생활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한 식생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하나 아직 이러한 환경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며 “환자가 퇴원 후에도 가족들이 올바른 식사를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캠페인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