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찬성했다 2356억 원 손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인해 특검이 발표한 손해액 -1388억 원보다 더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손해를 봤음에도 삼성물산 합병 찬성에 관여한 직원을 승진시키는가 하면 내부 감사는 실시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발표(2015년 5월 26일) 이후 2017년 10월까지 약 –2356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손실액 가운데 합병된 삼성물산에서의 손실이 70.6%인 –1663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직접 투자(-1046억 원)보다는 위탁 투자(-1310억 원)에서 더 많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국민연금의 손익은 어느 시점부터 계산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위처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발표일이 아닌 합병 기일부터 계산해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임에도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2017년 감사원 감사를 받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내부 감사는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뿐 아니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1심 판결문에 삼성물산 합병 관련해 부당하게 개입된 것으로 명시된 직원이 오히려 승진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및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1차 판결문에 따르면 A 팀장은 홍완선 본부장으로부터 삼성물산 합병 성사 시 공단이 입게 될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필요한 합병 시너지 효과 이익을 산출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단 하루 만에 아무런 검증없이 2.1조 원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A 팀장은 지난 5월 25일 실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정춘숙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민연금공단이 잘못된 방법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을 결정하는 바람에 64.9만 명(2356억 원÷월 36만2770원(2017년 6월 1인당 월 평균 수급액))에게 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노후 보장 자금이 손실을 입었다"며 "그런데도 국민연금공단이 감사원 감사를 했다는 이유로 내부 감사를 하기는커녕 관련자를 오히려 승진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 정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은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 박근혜 정부의 적폐 가운데 적폐인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개입'을 스스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국민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번 국정 감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관련자 책임 요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