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추적기, 되레 수면의 질 떨어뜨린다(연구)

수면추적기, 되레 수면의 질 떨어뜨린다(연구)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실상 상당수의 사람들이 매일 이런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기에 피곤한 걸까, 수면추적기로 자신의 수면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런 추적기가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수면 상태를 안다면 잠을 잘 자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수면추적기 어플이나 웨어러블 기기가 주목 받는 이유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수면추적기로 수집된 데이터의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정확도가 높다는 가정 하에서도 이를 통해 수면 상태를 최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근 임상수면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실린 새로운 논문이 수면추적기의 효과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 따르면 추적기는 사람들이 더 나은 잠을 자도록 돕기보단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미국 러쉬의과대학 행동과학과 켈리 글레이저 바론 교수는 "사람들은 추적기의 내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좀 더 완벽한 수면에 집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례로, 바론 교수팀의 연구에 참여한 한 남성은 추적기 어플을 통해 적정 수면시간인 8시간을 채우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하면 남은 하루 동안 해야 할 업무의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남성은 평균 7시간45분의 수면을 취하고 있다. 이미 적정 수면에 해당하는 잠을 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8시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수면추적기의 정확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어플과 웨어러블 모두 아직까지는 완벽한 수면 데이터를 도출하지 못한다. 

심지어 가벼운 잠과 깊은 잠의 차이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수면추적기 어플의 데이터와 연구실에서 진행한 뇌전도(EEG) 측정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다.

추적기는 손목이 약간 움직이는 것을 감지하고, 이를 통해 ‘가벼운 수면 상태’ 혹은 ‘잠이 깨고 있는 상태’ 등으로 결론 내린다. 하지만 손목의 움직임을 탐지해 뇌파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수면추적기의 정확도가 높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수면저널(Journal Sleep)에 실린 또 다른 논문은 수면추적장치의 기능과 이점에 대한 광고들의 근거가 많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수면추적기가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될 것으로 보았다. 건강한 수면은 가급적 자신의 수면 상태에 신경 쓰지 않을 때 형성된다. 침대에 누워 잘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되면 잠들기 어려워진다.

아침마다 피곤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추적기 어플에 의존하기보다 잠들기 전 스마트기기 등 스크린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수면추적기 어플을 사용한다면 추적 데이터보다는 일기처럼 기록한 식습관 등을 유심히 살피도록 하자. 잠을 제대로 못 잔 날은 무엇을 먹고 마셨는지, 어떤 책을 읽거나 영상을 봤는지 등의 여부를 분석하는 것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 보다 큰 도움이 된다.

[사진출처=Realstock/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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