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우울증 개선 효과 있을까?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우울증 낮잠(depression nap)’이라는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낮잠을 자면 우울한 기분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진짜 그럴까?
주말이면 낮잠을 즐겨 자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평일 부족했던 잠을 채울 목적도 있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회피하거나 무시할 목적으로 낮잠을 자기도 한다. 후자에 해당하는 낮잠이 바로 우울증 낮잠이다.
적당한 낮잠은 몽롱했던 정신을 맑게 깨우는 효과가 있지만 우울증 감소 효과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의구심을 제기한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과도한 수면은 질병의 징후일 수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심리학 교수인 시몬 레고는 미국 건강지 헬스를 통해 “낮잠은 어려운 일에 직면했거나 이런 일을 해야 할 때 피하는 수단이 된다”며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지나치게 낮잠에 의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낮잠은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과 같은 심리적 장애의 한 증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울증 낮잠의 효과를 신뢰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을 성가시게 만드는 문제를 피할 요량으로 낮잠을 선택한다.
반대로 잠을 너무 적게 자는 것 역시 우울증의 징후일 수 있다. 일부 우울증 환자들은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 잠을 자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런 사람들은 밤잠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낮잠을 더욱 피해야 한다.
낮잠은 긍정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미국수면재단(NSF)에 따르면 잠깐의 낮잠은 정신을 초롱초롱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일의 수행능력을 높인다. 실수를 하거나 사고가 벌어지는 확률도 줄어든다. 일부 사람들은 낮잠을 통해 혈압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낮잠을 문제 회피 목적으로 자꾸 이용하면 심리적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계속 지연시킴으로써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난 뒤 찾아오는 나른함과 졸음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낮잠을 자야만 정신적인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때는 신체적인 피로감 외에 다른 정신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아닌지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사진출처 : 아이클릭아트]